수학적 용기

대학원 시절의 나에게 “수학적 용기”가 있었다면, 삶의 양상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두 번째로 나자빠지는 노력만 하는 사람이 나였으니까. 담담하게 꿋꿋하게 하지 못하고 금방 포기했으니까.

과학자나 엔지니어로는 탑티어에 이를 수 없다고 판단해서,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의 기술적 역량 위에 인문학적 역량과 인간적인 매력을 잘 버무려서 여기까지 왔다.

앞으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수학적 용기”를 가지고 해보려고 한다.

회사 맥북

최근에 회사에서 16인치 맥북프로를 받았다. 그 전에 쓰던 제품은 2017년형 15인치 맥북프로.

16인치의 무게는 2.1kg으로 너무 무겁지 않을까 했는데, 금방 적응해서 지금은 장점을 더 크게 느끼고 있다. 차로 통근하고 백팩에 넣어다니다보니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

첫인상은 이랬다.

  • 사운드가 웅장하다.
  • 키감이 환상적이다.
  • HDMI 포트가 있어서 회의실 갈 때 젠더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 배터리가 정말 오래 간다.
  • GoLand를 띄워보면 체감속도는 인텔 맥 대비 2배 이상이다.

화면은 시원시원하고 속도는 빠릿빠릿해서 모든 면에서 만족하고 있다.

애플 맥을 위한 개발환경은 많이 좋아져서 특별한 설정 없이 금방 끝나긴 했는데, 최근에 들여다보고 있는 APISIX의 경우에는 M1에서 실행이 되지 않았다. APISIX의 기반이 되는 OpenResty의 다음 릴리즈에서 해결이 된다고 하니 몇 주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 그때까진 인텔맥을 같이 사용해야겠다.

개인 컴퓨터로는 2017년형 13인치 맥북프로를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에 배터리가 부풀어서 트랙패드 클릭이 안된다. 4K 모니터 붙여 유튜브 영상을 틀면 비행기가 이륙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는 부족함이 없어서, 고장나지 않는 한 배터리만 교체해서 계속 쓸 생각이다.

아내의 개인 컴퓨터는 연애할 때 선물했던 2012년형 맥북에어 기본형인데 화면 가운데 줄이 갔음에도 불구하고 잘 쓰고 있다. 아마 내가 총각이었다면 M1이 출시되었을 때 바로 갈아탔을 것이다.

가을

광교호수공원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도서관에 왔다. 피서객들이 더 이상 찾아오지 않는 주말 오전의 도서관은 한산해서 좋다.

한 턴의 공부를 마치고 도서관에서 이어진 공원으로 나가본다. 폰카로 대충 찍어도 작품이 될 풍경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행복감을 안겨주었다. ‘더 할 나위 없구나!’ 입 속에서 이 말을 여러 번 되뇌었다.

주말 오전엔 내가, 오후엔 아내가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 패턴을 시작했다. 맞벌이로 아이를 키우면서 늘 시간이 부족했는데, 앞으론 좋아질 일만 남았다.

육아휴직 1년이 내게 준 선물 중에 하나는, 일 보다 재밌는 게 없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한 공부는 즐겁다.

콩책임 vs 미책임

딸과 함께 하는 여러 역할놀이 중 최근에 추가된 것은 회사놀이다.

  • 아내: 사장
  • 나: 콩책임 (일 못함)
  • 딸: 미책임 (일 잘함)

날씨가 더워지면서 책상을 에어컨이 있는 안방으로 옮겼다. 아빠가 책상에 앉아 일하거나 공부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면서,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 하는 것에 대한 동경을 갖게 된 것 같다. 작은 몸으로 책상에 기어 올라 앉아, 연습장을 펴고 뭔가 끼적거리나 책을 넘겨보는 경우가 잦아졌다.

나는 일못하고 구박받는 콩책임이지만 그래도 좋다. 딸은 일잘하고 칭찬받는 미책임이니까.

자의든 타의든 잘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은 나쁜 것이지만, 잘하고 싶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노력하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면 행복하다. 딸이 일의 영역에서도 행복하길 바라고 그렇게 되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퀀텀 점프

아이가 하는 말과 행동이 어느날 갑자기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이가 한 단계 성장한 것이다. 그 시기를 앞두고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면 공통점이 있다. 평소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쌓았다는 것, 이것이 성장의 열쇠임을 알 수 있다.

앞으로 나의 삶도 도전과 새로움으로 가득하길. 그래서 그걸 옆에서 보고 자라는 아이도 진취적인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