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우

콩책임 vs 미책임

딸과 함께 하는 여러 역할놀이 중 최근에 추가된 것은 회사놀이다.

  • 아내: 사장
  • 나: 콩책임 (일 못함)
  • 딸: 미책임 (일 잘함)

날씨가 더워지면서 책상을 에어컨이 있는 안방으로 옮겼다. 아빠가 책상에 앉아 일하거나 공부하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되면서,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 하는 것에 대한 동경을 갖게 된 것 같다. 작은 몸으로 책상에 기어 올라 앉아, 연습장을 펴고 뭔가 끼적거리나 책을 넘겨보는 경우가 잦아졌다.

나는 일못하고 구박받는 콩책임이지만 그래도 좋다. 딸은 일잘하고 칭찬받는 미책임이니까.

자의든 타의든 잘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것은 나쁜 것이지만, 잘하고 싶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노력하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일을 잘하면 행복하다. 딸이 일의 영역에서도 행복하길 바라고 그렇게 되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퀀텀 점프

아이가 하는 말과 행동이 어느날 갑자기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이가 한 단계 성장한 것이다. 그 시기를 앞두고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면 공통점이 있다. 평소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쌓았다는 것, 이것이 성장의 열쇠임을 알 수 있다.

앞으로 나의 삶도 도전과 새로움으로 가득하길. 그래서 그걸 옆에서 보고 자라는 아이도 진취적인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방화벽

나는 걱정이 참 많은 사람이다. 고등학교, 대학교를 같이 나온 친구는 나에게 ‘걱정돌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걱정은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오는데, 투자를 공부하고 실행에 옮기면서 적어도 돈에 대한 걱정 하나는 덜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마음이 편치 않은 이유는 근래에 경력에 대한 불안과 후회를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마음이 불편한 것으로만 끝나면 다행인데, 앞으로 나아갈 힘을 빼앗긴다는 것이 진짜 문제다. 지금까지 쌓아온 것에 대한 아쉬움, 노력한만큼 잘 될 것인가에 대한 의심, 이런 생각들이 나를 주저 앉게 만든다.

최근에 남은 인생을 구원해 줄지도 모를 책,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을 읽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사례에서 걱정을 덜어낼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것은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이 느껴질 때마다 현재를 보호하기 위해 방화벽을 닫는다고 상상해보는 것이다. 마음을 다스리고 현재의 문제에 집중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 하나는 매 순간마다 새로운 삶이 펼쳐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제 형편없는 하루를 보냈더라도, 오늘은 어제와 상관없이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가벼운 마음으로 무언가를 해볼 수 있다. 시간 간격을 짧게 가져가기도 한다. 지나간 1시간이 형편 없었더라도, 앞으로 1시간을 멋지게 보낼 수 있는 기회는 계속해서 주어진다.

앞으로 10년을 열심히 사는 것은 버거워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지만, 지금부터 1시간을 멋지게 사는 것은 해볼만 하다. 그렇게 쌓아가다보면 하루가 되고, 1년이 되고, 10년이 된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고민과 노력은 평생 풀어가야 할 숙제인 것 같다.

여러분 한 명 한 명은 그 커다란 여객선보다 훌륭한 기관입니다. 앞으로 긴 항해를 하게 될 겁니다. 안전하게 항해하려면 여러분의 기관을 잘 통제해서 ‘어제와 내일을 차단하는 오늘의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차단벽이 잘 작동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버튼을 누르고 들어보세요. 삶의 모든 단계에서 철문이 과거를 잘 차단해주고 있습니까? 죽어버린 과거와 완벽하게 단절되어 있나요? 또 다른 버튼을 누르고 이번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내일, 다시 말해 미래를 차단해버리십시오. 그래야 여러분이 안전합니다. … 과거를 차단하세요! 죽은 과거가 이미 죽어버린 날들을 묻어버리게 하세요. … 바보들에게 죽음의 잿더미로 가는 길을 밝히는 어제를 차단해버리세요. … 어제의 짐에 더해진 내일이라는 짐을 오늘 지고 가면 아무리 튼튼한 사람도 휘청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미래도 차단하세요. … 미래는 오늘입니다. … 내일이란 없어요. 여러분이 구원받아야 할 날은 바로 지금입니다.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에는 에너지 낭비, 정신적 스트레스, 신경과민 증세가 쫓아다닙니다. … 이물과 고물에 있는, 다시 말해 앞과 뒤에 있는 철판들을 내리고, 과거와 미래를 차단하세요. ‘어제와 내일을 차단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하세요.

데일 카네기,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

탑건: 메버릭

영화를 볼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탑건: 메버릭>은 영화관에서 보지 않으면 자꾸 머리속에 남아 있을 것 같아서, CGV 광교에서 조조로 보고 왔다.

감동과 동기부여를 기대했고, 원하는 것을 얻었다.

생각이 너무 많아서 에너지를 허비하고 중요한 것에 집중을 못한다고 느끼는데, 명대사 하나를 마음속에 새겨본다.

“Don’t think, just do!”

루스터 역을 맡은 마일즈 텔러를 나는 <위플레시>보다 <블리드 포 디스>로 기억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마지막에 인터뷰를 담고 있다.

권투 없이 살 수 없었던 비니에게 권투는 곧 그 자신이었고, 비행 없이 살 수 없었던 피트에서 비행은 곧 자신이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농구의 일부가 되어 더 높은 경지에 이르고자 했다.

진정한 만족감과 끊임없는 동기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삶을 얼마 남기지 않았을 때 지나온 삶에 만족할 수 있도록,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내가 사랑하는 것을 따라갈 것이다.

어린이 뮤지컬

“어린이 뮤지컬”이란 장르가 있는지도 몰랐는데, 올해 상반기에만 벌써 4편을 보았고 2편이 예약되어 있다.

  • 1/8 시크릿쥬쥬 별의여신 뮤지컬 시즌2
  • 5/5 콩순이 뮤지컬 시즌2 <우리들 음악회>
  • 6/4 <인어공주>
  • 6/12 엄마까투리 <마트에 간 꽁지>
  • 6/25 <핑크퐁과 아기상어의 월드투어쇼>
  • 7/3 캐치! 티니핑 <프린세스 다이어리>

좋은 자리를 예약하려면 정성이 필요하다. 광교호수공원 옆 도로 현수막을 통해서 공연 소식을 빠르게 접하면 좋은 자리를 예약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를 대비해서 주기적으로 네이버에서 “수원 어린이 뮤지컬”, “용인 어린이 뮤지컬”로 검색해본다.

아이가 정말 보고 싶어하는 공연인데 자리가 없는 경우에도 포기란 없다. 무료로 환불 가능한 기한 근처에 수시로 확인해보면 취소된 좋은 자리를 구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어린이 뮤지컬을 보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나의 몫이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즐겁게 공연을 관람하는 아이를 옆에서 바라보는 것은 큰 기쁨이다. 우리가 공연에 다녀오는 사이 아내는 3시간 정도 자유시간을 누릴 수 있다. 모두에게 좋은 시간이다.

주말에 공연을 보고온 아이는 월요일에 어린이집에 가서 뮤지컬을 재밌게 보았다고 선생님과 친구들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것이다.

아이에게 많은 경험을 선물해 주고 싶고, 공연도 그 중 하나다. 엄마 아빠도 같이 즐길 수 있는, 클래식 공연을 같이 다닐 수 있는 날도 언젠간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