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수학적 용기

대학원 시절의 나에게 “수학적 용기”가 있었다면, 삶의 양상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다.

두 번째로 나자빠지는 노력만 하는 사람이 나였으니까. 담담하게 꿋꿋하게 하지 못하고 금방 포기했으니까.

과학자나 엔지니어로는 탑티어에 이를 수 없다고 판단해서, 그럭저럭 괜찮은 수준의 기술적 역량 위에 인문학적 역량과 인간적인 매력을 잘 버무려서 여기까지 왔다.

앞으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수학적 용기”를 가지고 해보려고 한다.

방화벽

나는 걱정이 참 많은 사람이다. 고등학교, 대학교를 같이 나온 친구는 나에게 ‘걱정돌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걱정은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오는데, 투자를 공부하고 실행에 옮기면서 적어도 돈에 대한 걱정 하나는 덜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마음이 편치 않은 이유는 근래에 경력에 대한 불안과 후회를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마음이 불편한 것으로만 끝나면 다행인데, 앞으로 나아갈 힘을 빼앗긴다는 것이 진짜 문제다. 지금까지 쌓아온 것에 대한 아쉬움, 노력한만큼 잘 될 것인가에 대한 의심, 이런 생각들이 나를 주저 앉게 만든다.

최근에 남은 인생을 구원해 줄지도 모를 책,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을 읽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사례에서 걱정을 덜어낼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것은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이 느껴질 때마다 현재를 보호하기 위해 방화벽을 닫는다고 상상해보는 것이다. 마음을 다스리고 현재의 문제에 집중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또 하나는 매 순간마다 새로운 삶이 펼쳐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제 형편없는 하루를 보냈더라도, 오늘은 어제와 상관없이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가벼운 마음으로 무언가를 해볼 수 있다. 시간 간격을 짧게 가져가기도 한다. 지나간 1시간이 형편 없었더라도, 앞으로 1시간을 멋지게 보낼 수 있는 기회는 계속해서 주어진다.

앞으로 10년을 열심히 사는 것은 버거워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지만, 지금부터 1시간을 멋지게 사는 것은 해볼만 하다. 그렇게 쌓아가다보면 하루가 되고, 1년이 되고, 10년이 된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기 위한 고민과 노력은 평생 풀어가야 할 숙제인 것 같다.

여러분 한 명 한 명은 그 커다란 여객선보다 훌륭한 기관입니다. 앞으로 긴 항해를 하게 될 겁니다. 안전하게 항해하려면 여러분의 기관을 잘 통제해서 ‘어제와 내일을 차단하는 오늘의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것이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 차단벽이 잘 작동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버튼을 누르고 들어보세요. 삶의 모든 단계에서 철문이 과거를 잘 차단해주고 있습니까? 죽어버린 과거와 완벽하게 단절되어 있나요? 또 다른 버튼을 누르고 이번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내일, 다시 말해 미래를 차단해버리십시오. 그래야 여러분이 안전합니다. … 과거를 차단하세요! 죽은 과거가 이미 죽어버린 날들을 묻어버리게 하세요. … 바보들에게 죽음의 잿더미로 가는 길을 밝히는 어제를 차단해버리세요. … 어제의 짐에 더해진 내일이라는 짐을 오늘 지고 가면 아무리 튼튼한 사람도 휘청거릴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미래도 차단하세요. … 미래는 오늘입니다. … 내일이란 없어요. 여러분이 구원받아야 할 날은 바로 지금입니다.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에는 에너지 낭비, 정신적 스트레스, 신경과민 증세가 쫓아다닙니다. … 이물과 고물에 있는, 다시 말해 앞과 뒤에 있는 철판들을 내리고, 과거와 미래를 차단하세요. ‘어제와 내일을 차단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습관을 가지려고 노력하세요.

데일 카네기,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

우산

이 우산을 가지고 다닌지 14년이 넘었다.

보통 우산은 잃어버리거나 망가져서 버리기 쉬운데, 이 우산은 지금도 멀쩡해서 어제도 한 팔로 딸을 안은 채로 함께 썼다.

이 우산을 지금까지 잘 간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소개팅으로 만난 아내와 두 번째 데이트에서 갑자기 비가 와서 아내가 이 우산을 사주었다.

언젠가는 잃어버리거나 고장이 나겠지.

그 전에 추억을 사진과 글로 남겨둔다.

자유에 관한 생각

안식휴가 3일차.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최근에 하고 있는 생각들을 글로 정리해본다.

자유라는 가치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육아휴직을 했던 2020년이다. 코로나 및 어린이집 적응 문제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하고 집에서 함께 보낸 시간이 꽤 길었는데, (아이와 애착을 형성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었지만) 개인의 자유가 극도로 제한된 상황은 4주 군사훈련 이후 처음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자유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하고 싶은 일을 잘하는 것이다.

야근을 해도, 사무실에서 일하는 그 순간이 좋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재밌게 하고 있다면 자유로운 것이다. 주 32시간 근무를 해도,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거나, 능력이 부족해서 업무를 소화하는 게 버겁다면 자유롭지 못한것이다.

자유롭기 위해 필요한 것은 3가지다. , 실력, 하고 싶은 일. 그래서 해야 할 일은 투자공부다.

월 평균 배당금 1,000만원을 목표로 삼고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조기은퇴나 사치를 위한 것이 아니다. 돈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 지기 위한 것이다. 돈과 상관없이 자아실현의 영역에서 일을 했을 때 모든면에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일터와 가까운 곳에서 살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소중한 시간과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공부는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고,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하고 싶은 일을 잘할 수 있게 한다. 하고 싶은 일을 잘할 때 느낄 수 있는 자유를 만끽하고 싶어서, 아이러니하게도 안식휴가 기간에 스스로를 도서관에 감금했다.

배당금으로 우리 세식구 식비, 통신비, 아파트 관리비 정도는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서, 돈으로부터 점차 자유로워짐을 느낀다. 다음은 생존이 아닌 자아실현의 영역에서 내 삶을 자유롭게 만들 차례다.

투자 책 정리

한 번만 읽은 투자 책들을 YES24에 바이백 신청했다.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 덜 중요한 것을 삶에서 덜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첫 번째 대상으로 삼은 것은 ‘투자’다.

투자에 쏟아 붓는 노력과 수익률은 비례하지 않는다. 가장 효율이 좋다고 생각되는 지점에서 투자에 대한 투자를 멈추려 한다.

그러나 투자 철학을 공고히 해주는 고전은 여전히 집에 두고, 한 번씩 다시 읽을 생각이다.

또 무엇을 더 비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