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드라이빙라운지 수원 G80 시승 후기

EV6, K8 하이브리드에 이어, 오늘은 G80을 시승했다.

그리 좋다던 G80은 나에게도 정말 좋았다. 더 이상 좋은차가 필요할까 싶을 정도로.

특히 주행감성 측면에서 3시리즈 대비 실망감을 주었던 EV6, K8 하이브리드와 달리 G80은 큰 만족감을 주었다.

2.5 터보 엔진은 AWD, 20인치 휠을 장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가속감을 느끼게 해주었고, 핸들링도 훌륭했다.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ECS)에 의한 부드러운 승차감도 인상적이었다.

KIA와 달리 시승 코스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서, 집 근처 도로를 운전하며 평소에 타고 다니는 차와 비교해볼 수 있었다.

세심한 부분까지 잘 정돈된, 완성도 높은 제품을 이용하는 즐거움을 1시간 동안 누릴 수 있었다.

이동수단이라는 본질적인 가치는 스파크나 G80이나 다르지 않다. 얼마나 더 편하고 즐겁게 그리고 안전하게 이동할 것인가에 따라서 얼마나 더 큰 돈을 지불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수원에서 마곡까지 왕복 2시간 이상 출퇴근을 해야하는 상황이 된다면, 고달픈 삶을 위로하기 위해 G80으로 차를 바꿔봐도 좋겠다는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재미있는 3시리즈로도 충분하다.

K8 하이브리드 시승 후기

EV6에 이어, K8 하이브리드를 시승하고 왔다. 거의 풀옵션이었던 시승차의 가격은 5,138만원.

EV6 보다는 여러모로 만족스러웠지만, 고급감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1,000만원 더 보태서 G80을 사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실내의 고급감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EV6와 동일한 인포테인먼트의 디자인이 차량 컨셉에 비해 너무 가볍게 느껴졌다.

핸들을 돌릴 때, 악셀을 밟을 때 차의 반응이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3시리즈와 비교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3시리즈는 정말 내 몸의 움직임에 즉각적으로 그리고 리니어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K8도 편안하게 타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하이브리드는 처음 타봤는데,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는 이제 완성형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모드를 전환할 때 이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연비도 훌륭했다. 도로에 차량이 꽤 많은 시간에 40분 정도 운행했는데 16.1을 기록했다.

EV6, K8 하브를 타보고 든 생각은, 주행감성 측면에선 BMW가 넘사벽이라는 것. ‘주행감성과 편안함을 모두 얻고 싶다면?’ 5시리즈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기아 수원드라이빙센터 EV6 시승 후기

전기차에 대한 호기심을 풀기 위해 기아 홈페이지에서 시승 예약을 하고, 12월 3일 오후 1시에 수원드라이빙센터를 방문했다.

운전면허증을 제출하고, 서류에 서명하고, 시승코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멀리, 더 오래 차를 타볼 수 있는 코스였다. 네비게이션에 반환점은 사무실, 시승센터는 집으로 입력이 되어 있다는 설명을 듣고 차키를 받아 지하 6층으로 내려갔다.

시승차량은 무려 6,669만원 짜리 EV6 롱레인지 GT-Line 4WD 풀옵션. 300 마력이 넘는 차량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시동이 켜진건지 꺼진건지 알 수가 없어서 바보처럼 3번을 껐다 켰다. 엔진소리 대신 엑티브 사운드를 들으며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올 땐 마치 우주선을 탄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차키만 달랑 주고 알아서 운전하는 것이어서 차의 사용법을 익히는데 시간을 많이 쏟았다. 평소에 궁금했던 오토홀드, 어뎁티브 크루즈컨트롤, 차선유지보조 기능을 써보느라 바빴다.

시승이 끝나고, 주차하고, 키 반납하고, 사은품 받아서 집에 왔다. 영업행위가 전혀 없어서 좋았다.

전기차의 매력은 달릴때보다 신호 대기 중에 더욱 크게 다가왔다. 운전 피로를 많이 줄일 수 있겠구나 싶었다.

NORMAL 드라이브 모드에서의 출력은 320i의 184마력 27토크 대비 특별히 강력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핸들에 달려 있는 드라이브 모드 변경 버튼을 시승 끝나고 발견해, SPORT 모드로 주행해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주행감성은 3시리즈에 미치지 못했다. “EV6와 3시리즈 중에 무엇을 탈래?” 라고 묻는다면 나는 고민 없이 3시리즈를 선택할 것이다. 그냥 지금 타고 있는 3시리즈에 오토홀드랑 어뎁티브 크루즈컨트롤만 달아주면 좋겠다. (F30엔 오토홀드를 추가할 수 없다.)

EV6를 6천만원 주고 사느니, 더 안락하고 고급감을 느낄 수 있는 K8 하이브리드를 사겠다. 다음엔 K8 하이브리드를 시승해볼 생각이다.

차를 바꾸고 싶다

아이가 없었던 2017년에 3시리즈를 구입할 땐 ‘운전재미’가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맞벌이 육아의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요즘에는 편한 차를 타고 싶다.

지나치게 단단한 승차감은 운전하는 나마저 멀미를 느끼게 한다. 아이와 함께 뒷좌석이 타는 아내는 멀미가 심해서 타기 힘들다고 말 할 정도.

말랑말랑한 윈터 타이어로 교체해서 승차감은 그럭저럭 괜찮아졌다.

그런데 막히는 길을 운전할 때마다 너무 피곤해서 어뎁티브 크루즈 컨트롤, 오토 홀드 기능이 절실해진다.

고속주행도 더 조용하고 안정적이면 좋겠다.

그래서 보고 있는 차는 G80, K8 하이브리드와 같은 대형 세단이다.

그랜저 타고 다니는 몇 살 위 선배들을 보면서 지루하다고 생각했던 내가 이렇게 될 줄이야.

집을 사면서 진 빚도 같아야 하고,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기 위해선 열심히 배당주를 모아야 해서 당분간 차를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자꾸 욕심이 생기는 까닭은 지금의 내 삶에서 충만함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