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독서목록

12월 중순부터 육아휴직에 들어가면서 독서량을 급격히 늘린 덕분에, 올해는 겨우겨우 21권을 읽어냈다.

책은 우리안에 꽁꽁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

카프카

아쉽게도 올해에는 기존의 생각을 깨주는 책을 읽진 못하였지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책을 선택한다면 <나는 일을 하는가?>이다. 가장 공감이 많이 되었고 후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은 <열정의 배신>이다. 이 두 책은 일을 할 때 어떤 마음가짐과 전략으로 임해야 하는가에 대하여 나름의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휴직기간인 내년에는 100권쯤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굳이 100권 읽기를 목표라고 하지 않는 까닭은 100권을 읽었다는 실적보다, ‘책을 통해 얼마나 나은 사람이 되었는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년에는 읽기에 버거운, 나에게 도끼 같은 책들을 만나보려 한다.

  1. 걷는 남자, 하정우
  2. 비커밍
  3. 초격차
  4.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5. 가자, 어디에도 없었던 방법으로
  6. 스노우캣의 내가 운전요정이다
  7. 스노우캣의 내가 운전을 한다
  8. 호밀밭의 파수꾼
  9. 곤마리 씨, 우리집 좀 정리해주세요
  10. 마을버스 세계를 가다
  11. 나는 둔감하게 살기로 했다
  12.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13.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14. 여행의 이유
  15. 김밥 파는 CEO
  16.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
  17. 열정의 배신
  18. 배민다움
  19. 생각의 비밀
  20. 네이비씰 승리의 기술
  21. 천년의 질문 1

배민다움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이 어떤 회사인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도서관에 예약을 걸어놓고 기다리는 사이에 독일계 회사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되었다는 기사를 접하면서 김봉진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고, 그의 강연을 담은 영상도 유튜브에서 몇 개 찾아보았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 땐 우아한 형제들이라는 회사보다 김봉진 대표라는 사람에 집중했다.

한양대 경영대학 홍성태 교수가 김봉진 대표와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쓰였다. 빠르게 변화하는 비지니스 세계에서 학문으로서의 경영학은 뒤처지기 십상이라, 홍성태 교수는 젊고 뛰어난 경영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여 좇아다니던 중 김봉진 대표를 만났고, 그의 깊은 생각과 경영 철학이 경영학 교육의 자료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이 책을 집필했다.

디자이너였던 그가 대학원 시절 만든 브랜드 컨설팅 회사에서 토이 프로젝트로 시작한 ‘배달의 민족’으로 계획 없던 창업을 했을 때 그는 준비된 경영자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학 교수를 매료시킬만큼, 경영에 대한 본인만의 확고한 철학을 갖게 된 배경에는 ‘꾸준함’이 자리잡고 있었다. 교세라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쓴 <왜 일하는가>를 읽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일이란 나 자신을 완성해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련의 도구다. 그 일을 통해서 꾸준히 반복적으로 한 단계, 더 높은 단계로 나를 수련해 나가야 한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일하는가> 중에서

‘꾸준함’의 가치를 깨달은 그는 네이버 오픈캐스트에 매일 컨텐츠 8개씩 올리는 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755일 동안 지속하였고, 페이스북에 짧은 독서 후기를 남기는 일을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다. ‘꾸준함’은 임기응변으로 순간적인 기질을 발휘하여 세상을 놀라게 할 만한 것을 만들어 인정받는 것을 즐겼던 디자이너 김봉진을 훌륭한 경영자로 만들어 주었다. DH가 인수한 것은 ‘배달의 민족’, ‘우아한 형제들’이 아닌 ‘김봉진’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스스로 최선을 다해서 일하는 것은 자신에 대한 예의라고 믿어요.

저는 살면서 좀 더 쓸모 있는 사람, 남들에게 좀 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 스스로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꿈꾸고 있거든요. 열정은 그런 것 아닐까요? 그냥 주어진 일만 하는 게 아니라 나의 하루하루가 점점 좋아지는 거요.

냉정하게 말해, 기업은 자기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로는 인간을 정말 행복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봐요. 그래서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일하는 과정의 즐거움과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기업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문화가 중요하다고 반복적으로 말씀드리는 거예요. 배민이 하는 서비스 자체 때문에 다음 세대들이 더 행복해지고 좋아질 거라고 보진 않거든요. 하지만 다음 세대에 도움이 되는 문화를 남길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만든 문화 덕분에 세상이 좋아질 수도 있는거죠. 그래서 그 문화를 잘 만들어나가는 게 이 회사에서 제가 가진 꿈이에요.

그가 지향하는 태도와 그의 목표가 나의 것과 다르지 않기에 책을 읽으며 많이 공감하였고, 그의 성공적인 여정은 나에게 용기를 주었다. 기존과 다른 문화가 인정 받고 주변에 영향을 주려면 1등을 해야한다는 그의 통찰에 무릎을 딱 쳤다.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겠지만 리더의 의지와 실력이 매우 중요하다. ‘꾸준함’을 항상 곁에 두어야 하는 이유다.

안 쓰면 퇴보한다

책상 위에 방치되어 있던 맥북을 요즘엔 매일 도서관에 가져와 사용하고 있다. 배터리 용량이 85%까지 떨어져 있었는데, 꾸준히 사용해주니 점점 올라가는 게 보인다.

사람의 능력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오랜만에 영어로 된 알고리즘 수업을 들어보니 처음엔 영 버거워서 계속해야 하나 싶었는데, 2주차를 마무리하는 지금은 (여전히 어렵지만) 재미를 느끼고 있다.

꾸준함이 중요하다.

생각의 비밀

퇴근길에 심심풀이로 보았던 유튜브 영상에서 김승호 대표를 처음 알게 되었고, 미국에서 김밥 매장 운영을 시작으로 큰 성공을 거둔 그의 영업비밀(?)을 천천히 음미하고 내것으로 만들고자 그가 쓴 책들을 하나씩 읽는 중이다.

『김밥 파는 CEO』, 『생각의 비밀』까지 읽었고, 최근에 나온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들』도 조만간 읽어볼 생각이다.

책을 읽는 내내 그가 가진 통찰력이 탐났다. 그의 성공은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기에 가능했다. 그래서 그의 성공은 성실과 정직을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일반적인 판단을 따르는 사람은 사업에서 결코 앞서나가지 못한다. 변형과 왜곡이 생길 때, 그 변형과 왜곡을 알아내고 이를 바로잡아 가는 과정 중에 가치가 일어나고 사업이 형성된다.

세상은 착하고 성실한 것으로 모든 것이 용서되지 않는다. 착하고 성실하며 동시에 영악하고 게을러야 한다. 영악함으로 선함을 보호할 수 있고 게으르고 싶어져야 일을 현명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당신의 성공은 처음부터 성실해야 하고 신용을 갖춰야 하며 노력해야 하고 공부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얻은 모든 것은 반납하게 되어 있다.

이 책에서 기억할만한 교훈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내가 지금 가진 것이나 내가 지금 얻은 모든 것은 내 생각의 결과물이다.
  • 성공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습관은 독서다.
  • 기업이 모두에게 좋은 일을 하면서도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 곁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많은 사람, 쓰러지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은 사람, 사람들의 마음을 가장 많이 얻은 사람이 가장 강한 사람이다.
  • 배움은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
  • 권력이 더 큰 권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 권력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만 가능하다.
  • 모든 것을 살 수 있어도 아무것도 사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을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 성공한 자는 조사와 기획을 좋아하고 크게 성공한 자는 직감과 통찰을 믿는다.
  • 현명함은 상대나 주변이 느끼는 감정을 공감할 줄 알 때 발현된다.
  • 검소함이 다른 이에게 요구되는 순간, 검소는 인색으로 바뀐다.
  • 사장은 조직의 리더일 뿐 선생이 아니다.
  •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묻고 들어준 사람이 답하고 말하는 사람보다 우위에 선다.

김승호 대표의 강연을 듣거나 책을 읽으면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대한 확신과 자부심이 느껴진다. 나의 인생도 어느 수준에 도달했을 때 나만의 빛깔로 아름답게 빛날 수 있기를 바란다.

글쓰기 플랫폼 고민

휴직기간에는 많이 생각하고 그 생각들을 글로 옮기면서 정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질 것 같다. 어떤 취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장비빨부터 세워야 하듯, 블로그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글쓰기 플랫폼이 나에게 가장 잘 맞을까 고민해봤다.

결론은 지금 이 블로그를 활용하기로 했다. 브런치를 써 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아주 잘 정돈된 글이 아니면 올리기가 부담스러워서 글을 잘 안쓰게 될 것 같았다. 얕은 생각과 부족한 문장력으로라도, 부끄럽지만 자꾸 써보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그냥 내 블로그에 가볍게 많이 써 보기로 했다.

대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글쓰기를 시작해볼 수 있게 아래와 같은 작업을 진행했다.

  • 워드프레스 테마 바꾸기
  • 이롭게 바탕체 적용
  • 블로그 주소 변경으로 보이지 않던 이미지 참조 주소 일괄 변경

세상에 한 번에 되는 것은 없다. 계속 쓰다보면 생각도 깊어지고 글에서도 향기가 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