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vs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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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에는 팀회식으로 야구장에 다녀왔다. 우리팀은 4명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자 응원하는 팀이 기아, 두산, LG, 롯데로 판이하게 달라 같이 응원하기가 참 애매하다. 난 서울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낸 관계로 골수(?) LG팬이긴 하지만, 경상남도 창원에서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보낸데다가, 여자친구 고향이 부산이니 롯데에도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요즘 LG는 최악의 시작을, 롯데는 최고의 시작을 보이고 있어 모처럼 팀원들과 야구장에 놀러 왔는데 지는 팀을 응원할 수는 없기에, 롯데를 응원하기로 했다. 야구장에 들어서자 우리는 깜짝 놀랐다. 1루측 LG 응원석에는 빈자리가 눈에 띌 정도였는데, 우리가 들어선 3루측은 완전히 만원으로 응원열기가 대단했다. 마치 롯데의 홈경기 같았다. 겨우 앞쪽에 자리를 잡고 준비한 문어 다리를 뜯고 맥주를 홀짝 들이키면 경기장 분위기에 적응할 때 즈음에, 마해형이 커다른 홈런을 쳐냈다!

한참 마해영이 LG에서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 경기장을 찾은 적이 있는데, 자기 차례가 아닐때도 그라운드에 나와 열심히 몸을 풀며, 팬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그러나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하고 LG에서 방출되어 참 안타까웠는데, 올해 2개의 안타를 모두 홈런으로 만들어 내는 모습이 감동적이였다.

화끈한 부산 사람들에 섞여 응원하는 것은 색다르고 즐거웠다. 절정의 순간 함께 부르는 “부산 갈매기”는 흥을 돋구는데 최고의 응원가였고, 파울볼이 관중석으로 날아 들때마다 들리는 외침 “아주라!”는 재밌는 풍경을 연출했다. 파울볼을 그 누가 주웠던 간에 근처에 있는 애한테 주라는 뜻으로 예외 없이 모든 공은 아이에게 돌아갔다. 또 한가지 기억에 남는 건, 상대 투수가 견제구를 던지면 단체로 3번 “마”라고 소리치는 것. 경상도에서는 “임마”라고 하지 않고 “마”라고 사람을 거칠게 부르는데, 상대 투수가 견제구 던질 때마다 엄청난 소리로 “마”라고 외치니, 상대투수에겐 참 압박스러울 것 같다.

골수 LG팬인 내가 롯데 응원석에 앉아 롯데를 응원하는 것은 때론 곤욕스럽기도 했다. 롯데가 공격할 땐 눈 딱 감고 롯데를 응원하면서도, LG의 아쉬운 수비에 안타까운 탄성을 내지르기도 했으며, 롯데의 호수비로 LG의 공격이 막힐때면, 안타까운 탄성을 내지르면서 손은 박수를 치고 있었다.
 
경기는 마해영, 가르시아의 솔로, 투런 홈런에, 절정의 순간 만루찬스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린 정수근의 활약으로 롯데의 승리가 승리했다. 다음에는 LG든 롯데든 맘편히 응원할 수 있었으면…

“LG vs 롯데”에 대한 2개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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