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대학원생이었던 11년 전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는 그저 재밌다는 것이 나의 주된 감상이었다.

10년차 직장인인 지금의 내가 다시 읽었을 때 이 책은 완전히 다른 책이었다. 재미보다는 고민과 위로를 안겨주었다.

치기 힘든 공은 치지 않고, 잡기 힘든 공은 잡지 않는다

아무런 의심없이 세상이 시키는대로 필요 이상으로 바쁘게 살고 있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프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스스로도 깊이 생각해보지 않은 것을 타인에게 권하고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없다는 것은, 시간에 쫓긴다는 것은 ⎯ 돈을 대가로 누군가에게 자신의 시간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니 지난 5년간 내가 팔았던 것은 나의 능력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시간, 나의 삶이었던 것이다.

알고 보면, 인생의 모든 날은 휴일이다.

아내와 나는 평일에 같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고 있다. 가끔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필요 이상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면서 필요 이상의 돈을 버는 대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인생의 모든 날이 휴일일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쉬고 싶을 때 쉬어가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삼미 슈퍼스타즈 덕분에 갖게 되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