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야 사탕

우리집에서 “코야 사탕”은 공갈 젖꼭지를 부르는 말이다.

공갈 젖꼭지를 물고 있으면 쉽게 잠에 들고 스트레스 상황에서 빠르게 안정을 찾기에 부모 입장에선 편리한 면도 있지만, 매일 씻고 소독해야하고 외출할 때마다 챙기는 노고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아이가 너무 의지하게 될까봐 걱정이 되었다.

어느날 아내가 잠을 자다가 아이 입에서 떨어진 코야 사탕을 큰 맘 먹고 숨겼는데 사단이 났다. 엄마가 코야 사탕을 안 주니 아빠에게 코야 사탕 달라고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버텨볼까 하다가 아이가 혹시 잘못될까봐 지레 겁을 먹고 아내와 상의 끝에 코야 사탕을 다시 입에 물려주고 말았다.

그 후로 오랜 시간이 흘러 아내는 복직하고 내가 집에서 아이를 돌보게 되었다.

코야 사탕을 물려 주면 잠에 드는 시간은 빠르지만, 자다가 입에서 떨어지면 옆에서 자던 아내가 찾아서 입에 물려 주어야 했다. 이대로는 아내가 너무 피곤할 것 같아서 약 20일 전에 코야 사탕을 끊어야겠다고 결심하고 작전(?)에 들어갔다.

코야 사탕에 레몬을 바르거나 눈 앞에서 가위로 잘라버리는 극단적인 방법 대신에 말로 설득해보기로 했다. 스스로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치사한 거짓말로 코야 사탕을 계속 물고 있으면 입이 튀어 나와서 못생겨진다고 했더니 수긍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그날부터 코야 사탕없이 잘 지내고 있다.

덕분에 아이와 아내의 수면의 질은 좋아졌지만 나의 삶은 척박해졌다. 코야 사탕과 함께 아이의 낮잠이 실종되었기 때문이다. 밤에는 코야 사탕 없이도 잘 자는데, 낮에는 잠이 잘 안 오는 모양이다. 혹시 아빠와 노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일까?

낮잠을 못자니 엄마가 퇴근할 때 쯤 뻗는 일이 반복되었고, 차로 엄마를 마중나가면 카시트에서 잠만 자다가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낮잠을 못자 밤잠을 일찍 자니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점점 당겨져서 오전 7시 근처가 되었다.

그렇게 아빠의 단독 육아는 아이가 깨어나는 오전 7시부터 아내가 귀가하는 오후 6시 반까지 중간 휴식시간(아이의 낮잠)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오늘은 힘들게 낮잠을 재우는데 성공하여 이 글을 쓰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지금까지 성공률은 10% 정도.

지금의 나는 조금 더 힘들어도 아내가 꿀잠을 잘 수 있어서, 아이가 코야 사탕에 의지하지 않게 되어서 기쁘다. 코로나19로 어린이집에 못가고 있는데,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같은 시간에 낮잠을 자는 경험을 하게 되면 점점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이가 크면 코야 사탕을 기억하는지 물어보고 싶다. 만약 기억한다면 아빠의 착한(?) 거짓말에 대해서 미안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다 너를 위한 거였다는 뻔한 멘트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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