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적응기 #2

첫 번째 낮잠 시도에 실패한 후 당분간은 오전에만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했다.

아이는 하원 할 때마다 차에 타면 바로 잠에 들었다. 신나게 뛰어 놀아서 피곤한건지, 많이 울어서 지친건지 알 수 없어 답답했다. 선생님께 듣기론 울지 않는 날이 없는 것 같았다.

집에 도착하여 다시 재우려는 시도는 매번 실패했고, 아이는 엄마의 퇴근 길을 마중 나간 차 안에서 잠든 채 다시 집으로 돌아오거나, 내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사이에 거실이나 주방에 업드려 잠에 빠지기도 했다.

하루는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던 아이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며 이런 말을 했다.

“아빠랑 같이 있으면 너무 좋아.”

기쁨과 안스러움이 섞인 눈물을 아이 몰래 삼켜야 했다.

9일째 되는 날 아이는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고 울면서 버텼고 나는 무너졌다. 아이가 너무 안스러워 집에서 돌봐주고 싶었다. 갑작스럽게 아이의 밥을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집에서 아빠와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아이를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키즈노트

셋째 주부터는 아침마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월요일엔 품에 안은 아이가 흘린 눈물, 콧물 한 바가지를 어깨에 받아 내고서야 겨우 아이를 달랠 수 있었다. 선생님께 인사만 하고 집으로 돌아오자는 거짓말로 겨우 집을 나서면 이후에는 의외로 순조로웠다. 하원할 때는 즐거워 보여서 무거운 마음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었다.

수요일엔 도저히 설득이 되지 않아서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23개월 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게 맞을까?’

‘긴급보육 기간만이라도 집에서 돌볼까?’

삼성전자 어린이집은 만 1세에 들어가지 않으면 거의 자리가 나지 않는다. 만약 만 2세에 들어갈 수 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가급적 36개월까지는 부모의 따뜻한 품에서 보살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이유로 23개월이 된 시점에 아이는 어린이집에 가게 되었고, 너무 어린 나이에 하기 싫은 일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있다. 무엇이 우리 가족에게 최선인지 확신할 순 없지만, 지금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시도를 잠시 멈추는 것보다 아이가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아이가 두 번째로 결석한 날 선생님의 전화가 걸려왔다. 요지는 어린이집에 가지 않고 아빠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가 알면 안 된다는 것. 마음이 아프지만 어제부터 나는 회사에 가는 아빠가 되었다. 빈 가방을 메고 함께 집을 나선다.

오늘 아침에도 울고 불고 버티는 아이를 30분 넘게 달래야했다.

아빠도 이제 회사에 가야한다고…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오늘 오후에는 하원하는 아이의 밝은 미소를 볼 수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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