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등기

회사일이 바쁜 와중에도 셀프등기를 강행했다.

법무사에게 맡기지 않은 것은 수수료가 아까워서가 아니라, 부동산에 대해서 너무 무지하여 이번 기회에 조금이라도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셀프등기 준비물과 절차을 알아보기 시작한 것은 등기 하루 전.

여러 자료 중에 정말 정리가 잘 되어 있는 유튜브 영상을 하나 발견해서 이걸 중심으로 이해하고 필요한 준비물과 절차를 노션에 정리했다.

어린이집 등원 후, LH경기지역본부, 영통구청, 동수원등기소 이렇게 3군대를 돌아야 하는 여정이어서 기동력 좋고 주차가 편한 아내의 스파크를 이용했다. 그런데 시동을 걸어보니 타이어 중 하나의 공기압이 절반 수준이었다. 어린이집 등원이 평소보다 30분 넘게 늦은데다가, 보험사 불러서 펑크 수리하면서 오전 시간을 날렸다.

일진이 좋지 않게 느껴졌지만, 집에서 잠시 쉬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12시 반 쯤 다시 길을 나섰다. LH경기지역본부에 확진자가 나와서 출입을 못할 뻔한 에피소드도 있었고, LH에 가면 부동산거래계약신고필증을 받아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구청에서 자금조달계획서를 작성하여 직접 발급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당황하기도 했다. 자금조달계획서에 대해서는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여서, 영통구청으로 가는 길 신호 대기 중에 폰으로 내용을 파악했고, 증빙서류는 추후에 제출하기로 했다.

결론은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셀프등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영통구청에서 1시간 반 동안 수많은 서류 사이에서 방황할 때는 법무사에게 수수료 주고 의뢰할만 하구나 싶었지만, 셀프등기를 마친 지금은 자신감이 붙어서 다음에도 직접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돈으로 해결하는 것도 자유라고 볼 수 있겠지만, 무언가 내 손으로 직접 할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자유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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