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 B

올해는 Plan B를 가동하기로 했다. 그것은 연말 고과평가에서 B를 받는 것이다.

일을 대충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고과와 상관없이 일하겠다는 것이다. 나에게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지금껏 조직이 원하는 방향으로, 그래서 좋은 고과를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일해왔다. 꽤 열심히 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더 이상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러나 나에게 남은 것은 경력 대비 만족스럽지 않은 경험과 실력이다.

안드로이드 프레임워크 / 커널 / 앱, 서비스 프론트엔드 / 백엔드, 플랫폼 백엔드, 클라우드, 온프레미스, Java, JavaScript, Python, Golang, …

지난 12년 동안 너무 많은 분야를 전전했고, 중간 관리자를 4년 하면서 실무 능력은 점차 퇴보했다.

한편으론 맞벌이 육아를 하는 상황에서 잘해야겠다는 욕심은 능력 부족, 시간 부족에 대한 자각으로 이어지고 괴로움이 그 뒤를 바짝 쫓는다.

지금 나에겐 B가 딱이다. 오늘 행복하기 위해서.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Plan B”에 대한 2개의 생각

  1. 조직이 원하는 방향과 내가 원하는 방향이 일치하지 않으면 그 vector 들의 내적값 만큼만 인정받게 된다. 그게 지금까지 몇번 내가 회사를 옮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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