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새로 지어진 국립중앙박물관에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지난 주말에 짬을 내어 다녀왔습니다.


세계에서 6번째로 큰 규모라고 하는데, 밖에서 보기에도 정말 웅장해 보였습니다. 가까이가서 보니 건물 사이로 계단이 나있고 그 계단 위로 남산이 보이는 풍경은 정말 멋지더군요!


계단에 올라가 아래로 보이는 풍경도 볼만했습니다. 프랑스에 갔을때 비슷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

공짜표를 받아서(2009년에는 공짜) 입장했습니다. 오후 4시가 다되가는 시간에 입장해서 그런지 한가했습니다. 로비로 들어서니 루브르 박물관에 갔던 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만큼 규모도 상당해 보였고 멋스럽게 잘 만들어진 것 같았습니다.


저 혼자 갔다면 좀 더 많이 볼 수 있었겠지만, 여자친구가 꼼꼼히 관찰하면서 즐거워하다보니 1층만 겨우 둘러 보았습니다. 1층만 둘러보는데에도 엄청 넓어서 다리가 아프더군요.


예전에 경복궁 근처에 있던 국립중앙박물관을 구경했을때보다 이번이 훨씬 재밌게 관람했던 것 같습니다. 어렸을때보다는 시야가 넓어져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네요. 시간상, 체력상 1층 밖에 못봐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2009년이 가기전에 공짜표(!)를 받아서 제대로 다시 관람하러 가봐야겠습니다!

민속촌 데이트

2주전 토요일 여자친구와 민속촌에 다녀왔습니다. 게을러서 이제야 포스팅을 하게 되는군요. ^^;

좀 쌩뚱 맞지만 눈썰매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민속촌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니 단순히 한옥마을 뿐만 아니라 놀이기구, 눈썰매장, 얼음썰매장, 각종 공연등 놀거리, 볼거리가 생각보다 많아 보이더군요. 게다가 저희가 다녀온 날은 정월대보름 축제가 있는 날이라 더 큰 기대를 가지고 민속촌에 갔습니다.

워낙 배고 고파서 장터까지 가지 못하고 입구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했습니다. 김치전이랑 장터국밥(?)을 먹었는데 가격도 적당하고 생각보다 맛있더군요.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민속촌 가장 안쪽에 있는 장터에서 먹기보다는 입구 근처에 있는 식당을 찾는 분위기였습니다. 따뜻할때는 장터에 가서 파전이랑 동동주랑 먹으면 참 운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식사를 마치고 최초의 목표였던 눈썰매장을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놀이기구도 두어개 탔는데 의외로 재밌더라구요. 날씨가 추워서 몇 번 못 탔지만 나름 둘이서 신나게 탔습니다. 사람이 거의 없었거든요. 썰매가 2인용이라길래 둘이 같이 타려고 폼 잡고 있다가 진행요원이 만류해서 그만 두었습니다. 아이, 어른이 같이 탔을때만 가능한가봅니다. ^^;

눈썰매장에서 다시 민속마을(?)로 돌아왔더니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약간 을씨년 스러운 분위기였고 사람도 많지 않았습니다. 토기 박물관 같은 박물관을 구경하기도 하고, 초가집을 들여다보기도 하면서 구경하다가 추워서 온돌방에 들어가 몸을 녹였습니다. 따뜻해서 잠이 솔솔 오더군요. ^^;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집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정월대보름 축제로 오곡밥을 만들어 주시더라구요. 20여분을 기다려 오곡밥과 땅콩과 막걸리를 받아 맛있게 먹었습니다.


오곡밥을 얻어 먹고 나와 조금 돌아다니다 보니 농악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농악대가 상모를 휘두르며 행진하여 어느 집에 들어가 귀신을 내쫒는 것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습니다. 농악대의 공연이 끝난 후 그 자리에서 떡을 나누어 주어서 역시 맛있게 먹었습니다. 외국인들도 맛있게 잘 드시더군요.


이름은 잘 기억이 안나는데 소원을 종이에 적어 태우면서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비는 우리나라의 전통이 있나봅니다. 여자친구와 저는 각자의 소원을 종이에 적고 나무(?)에 잘 묶어 두었습니다. 아쉽게도 태우는 것은 그 날 볼 수 없었습니다. 정월대보름 축제의 마지막날 태우는 모양이더라구요.


공연까지 남은 시간동안 관아에서 저는 사또옷 여자친구는 포졸옷을 입고 몽둥이 들고 있는 사진, 주리 틀리는 사진 등등 재밌게 사진을 찍고 놀았습니다. 감옥에도 들어가 보구요.


드디어 공연 시간이 되어 공연장으로 갔습니다. 널뛰기 공연부터 봤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여자 두명이 널을 뛰는데 엄청난 높이에 감탄했습니다. 공중에서 360도 회전까지 합니다!


널뛰기 공연이 끝나고 이어진, 제가 가장 기대했던 줄타기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무형문화재이신 분이 줄을 타셨는데 구수한 입담으로 구경꾼들의 웃음을 자아내시면서, 단 한번의 실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완벽하게 온갖 진기한 재주를 보여 주셨습니다. 그 이면에 숨어 있을 피나는 노력에 숙연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상무예 공연을 구경했습니다. 정말 대단하더군요! 민속촌에 가시면 꼭 보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습니다. 젊은 친구들이 공연을 하는데 특유의 속도감이 흥을 돋구고 공연을 하는 친구들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연기도 압권입니다.

공연이 끝난 후 가보지 못한 곳을 둘러보고, 그네를 타기도 하면서 남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날씨가 맑고 따뜻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오랜만에 일상을 벗어난 즐거운 나들이였습니다.

통영, 거제도 여행

황금연휴의 절정이였던 지난 일요일, 여자친구와 통영, 거제도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새벽 5시 15분에 기상하여, 6시에 창원집에서 출발! 북창원IC를 나와 남해고속도로를 거쳐 부산에서 여자친구를 태우고 다시 서쪽을 향했다.

부산에서부터 마산시내를 지나 통영시까지 이르는 길은 막히진 않았지만 결코 짧은 거리는 아니였다.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9시 30분쯤 통영시에 도착! 바다 근처에 보이는 충무김밥집 근처에 차를 세우고, 고대하던 충무김밥을 영접하였다. 주문도 하지 않았는데 알아서 2인분을 가져다 주시는 주인 아줌마의 센스에 당황하며… ^^;

일단은 소매물도를 목표로 통영 여객선 터미널에 가기로 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11시에 소매물도로 가는 배는 이미 매진이였다. 한산도에 갈까 하다가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고 별 것 없을 것 같아서, 국내에서 가장 길다는 통영 케이블카를 타기로 하고 충무대교를 건넜다.

케이블카 타는 곳 근처에는 이미 길가에 주차한 차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겨우 한자리 찾아 길가에 주차하고 입구에 들어섰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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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시간에서 5시간 기다려야한다는 안내요원의 말에 바로 GG치고, 아쉬운대로 케이블카 타는 곳이라도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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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놀타 X-700와 올림푸스 PEN EE-3으로 기념사진 몇장 찍고  철수! 우리는 최후의 보루였던 거제도 ‘바람의 언덕’을 목표로 다시 먼 길을 제촉했다. ‘바람의 언덕’이 있는 ‘도장포’까지 가는 길은 정말 험난했다. 거제 시내를 통과할때는 포로수용소를 가는 인파덕분에 차가 막혔고, 도장포에 거의 다 와서는 신선로와 학돌몽돌 해수욕장을 가는 차들이 삼거리에 뒤엉키면서 제대로 병목현상을 일으키는 통에 두세시간을 거북이 걸음 한 듯하다.

고생 끝에 도장포에 주차를 하고, 처음으로 여유를 가지고 ‘바람의 언덕’을 올라섰다. 예상했던 것 만큼 멋진 풍광에 감탄하며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날씨까지 맑았다면 정말 환상적이였을텐데! 여유있게 사진찍고 언덕에 걸터 앉아 시원한 바다바람을 맞으며,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원래는 학돌몽돌 해수욕장에도 들러 바다물에 발한번 담궈보려 했으나 너무 늦어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은 정말 최악이였다. 다시 그 끔찍한 병목현상 유발 삼거리를 통과해야했으니…

삼거리를 지난 후로는, 거제대교를 지나 통영시를 빠져나가기까지 무난했다. 그러나 마산 언저리에 도달하면서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길은 주차장화 되어가고 있었다. 두세시간의 사투끝에 밤 9시가 넘어서야 마산 시내 끝자락에 도달할 수 있었다.

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 타고 간다는 여자친구를 바득바득 설득해 집에 바래다 주기로 하고, 동마산IC에서 다시 남해고속도로를 탔다. 쏟아지는 비에 앞차가 튕겨내는 물보라가 더해져 최고 속도로 와이퍼를 돌려야만 시야가 확보되는 상황을 뚫고 밤 12시가 거의 다 되서야 여자친구 집에 도착하여 임무를 완수!

주행거리 450km를 돌파하고 나서야 밤 12시 30분에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애초에 무리한 계획을 가지고 출발한 것도 있지만, 황금연휴다보니 사람들이 많이 몰려 고생을 좀 한 것 같다. 다음에 거제도에 놀러갈때는 부산에서 배타고 가는 것이 좋을 듯. ^^; 다음에 내려오면 태종대에서 여유있게 부산바다를 바라보고 싶다.

p.s.
사진은 필카(x-700, pen ee-3)로 찍은 관계로 필름스캔 후에 ‘사진’ 카테코리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지리산 여행

지난 월요일 집을 출발하여 2박 3일의 짧은 여행을 시작하였다. 최초의 목적지는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나의 청소년기를 보낸 경상남도 창원! 서울역에서 동대구역을 향하는 KTX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기분좋게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기차여행의 운치를 즐기고 있었는데, 광명역에서 부터 알수없는 냄세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옆좌석을 보니 이슬람교도의 복장을 한 이국인 두명이 앉아 있었는데, 땀냄세인지 인종특유의 냄세인지 알 수 없었지만 다행히 30분 정도 지나니 코가 마비되어 괴로움(?)이 덜하였다.

동대구역

난생 처음 기차 환승이라는 것을 해보았다. 동대구역에서 다음 무궁화 열차를 기다리며 초코바를 먹고 있는데, 얼마전 사진으로 본 초등학교 동창인 동희가 사진의 바로 그 옷을 입고 내 눈앞에 나타났다! 서로 알아보고 깜짝 놀랐는데 알고보니 서울에서 부터 같은 열차를 타고온 것이였다. 창원역 내려 다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역시 초등학교 동창인 원준이가 마중나와서 함께 아버지가 계시는 동서식품 창원공장으로 갔다. 회사 내부로 들어가 휴게실에서 아버지의 일이 끝나기를 기다리다가, 공장장님께 인사드렸더니 여행에 충분한 용돈을 주셨다. 회사에서 나와서 예전에는 5일장이 열렸지만 지금은 엄청난 유흥가가 되어버린 상남동에서 등갈비를 먹으며 지역 소주인 화이트를 한잔 걸쳤다.

반주를 곁들인 저녁식사가 끝나고 아버지는 사원아파트로 돌아가시고 원준이와 나는 잠깐 산책하면서 빨개진 내 얼굴을 식혔다. 그리고 난 후 몇년만에 원준이 집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변함 없이 그대로이신 원준이 부모님께서 반겨주셨다. 나중에는 동희까지 놀러와서 원준이 어머니와 함께 와인을 마시면서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난 중간에 학원 수강신청한다고 영 정신이 없었지만 ^^;

동희를 집에 보내고 12시 30분이 되어서야 잠에 들었고, 5시 30분에 일어나서 창원을 출발했다. 지리산에 도착한 시간은 8시!  우리가 선택한 코스는 중산리~천왕봉~장터목~중산리 코스로 홈페이지 안내상으로는 총 8시간 30분으로 천왕봉을 정복(?) 할 수 있는 것이였다.

아직 한 참 멀었구나 ;;

5.4km를 오르며 들었던 생각은, 내가 왜 사서 고생을 하고 있을까? 역시 앉아서 공부하는게 제일 편해. 살면서 힘든 일이 얼마나 많을텐데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등등. 오를때는 꽤나 힘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지나고 나면 다 잊어버리는 것 같다. 그리고 사실 내려오는 것이 더 힘들다. 오를 때는 잠시후에 느끼게 될 성취감을 생각하며 기대를 갖게 되는데 내려오는 것은 그렇지가 않다. 지루함과 피곤함을 견뎌내야 한다.

천왕봉 임박! 마지막 고비!

차에서 출발한 시간이 8시, 등산을 마치고 차로 돌아온 시간은 5시! 산행이 끝나고 나서 한발짝 물러나서 생각해보면 설악산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함께 한 원준군도 같은 생각. 정상에서 보여준 멋진 풍경이나 내려오면서 보았던 계곡의 비경이나 설악산이 더 아름다웠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지리산은 바위가 크고 많아서 내려오기가 수월치 않았다.

그렇게 힘들었던 산행을 마무리 하고 남해로 향했다. 가까이 보이는 모텔에 짐을 풀고 맥주와 안주를 사와서 먹고는 9시에 골아 떨어졌고 10시에 일어났다. 무릎 주변과 허벅지의 근육들은 너무나 알차게 뭉쳐있었다. 바다가 보이는 창밖을 보니 비가 억수로(?) 내리고 있었다. 약간의 드라이브를 즐기고 바다를 보며 잠깐 상념에 잠겼다가 창원으로 일찍 돌아왔다. 그리고 점심식사를 한 후 시외버스를 타고 대전으로 돌아옴으로써 짧은 휴가를 하루 더 일찍 마무리 했다.

비오는 남해 바다

지리산이 약간 실망을 안겨주기도했지만, 산의 정기를 받아서인지 기분전환이 제대로 된 것인지 정신적으로 충만해진 것 같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야겠지. 차분히 연구실에 앉아 있는 것도 나쁘진 않은 것 같다.

홍구공원, 임시정부청사

상해에서 그리고 중국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의 일정은 윤봉길 의사가 도시락 폭탄 투척에 성공했던 장소인 홍구 공원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청사를 들르는 것이다.

상해는 황포강을 사이로 푸동과 푸서로 나뉜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보기에 푸동과 푸서지역은 큰 차이가 있다. 마치 대전역 근처의 구 시가지와 둔산근처의 신시가지를 보는 듯 한 느낌이다. 푸동지역은 서울보다 화려하고 높은 건물이 많은 반면, 푸서지역에 오면 아직은 그래도 우리나라보다 많이 못산다는 느낌을 준다.

홍구공원에서

처음으로 들른 곳은 홍구공원이다. 윤봉길 의사가 도시락 폭탄을 투척했다는 장소! 설명을 들어보니 윤봉길 의사는 물통으로 위장한 폭탄으로 의거에 성공했고 도시락 폭탄은 자살용이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체포되어 총살 후에 쓰레기 더미에 버려지는 수모를 당하셨다고 한다. 윤봉길 의사가 쓴 글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안내해주는 아가씨가 비장한 표정으로 읽어주어 감동적이였다.

사람은 왜 사느냐 이상을 이루기 위하여 산다
보라! 풀은 꽃을 피우고 나무는 열매를 맺는다
나도 이상의 꽃을 피우고 열매 맺기를 다짐하였다
우리 청년시대에는
부모의 사랑보다 형제의 사랑보다
처자의 사랑보다도
더 한층 강의(剛毅)한 사랑이 있는 것을 깨달았다
나라와 겨레에 바치는 뜨거운 사랑이다
나의 우로(雨露)와 나의 강산과
나의 부모를 버리고도
그 강의한 사랑을 따르기로 결심하여
이 길을 택하였다.

임시정부청사 앞에서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상해 임시정부청사이다. 독립을 이루기 까지 중국 전역을 이동하며 독립운동의 중추가 된 곳들 중 하나로, 그 당시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었으며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관람해야만 했다.

여행내내 타고 다녔던 버스 안에서

임시정부청사를 마지막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한국에 들어올 때 마다 느끼는 것은 참으로 고요하다는 것이다. 역마살이 전혀 안끼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는 우리나라가 제일 좋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