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위대한 통찰

요즘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쓴 ‘신’이라는 소설을 재밌게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인류에 대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위대한 통찰력을 확인하게 됩니다.

민중은 권위를 두려워하면서도 그것에 눌리는 것과 벌 받는 것을 좋아한다. 참 이상하지, 안 그런가? 만약 왕이나 황제가
관대하거나 자유주의적이면, 민중은 오히려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그러다가 대개는 얼마 안 가서 그들 대신 냉혹하고 반동적인
우두머리들을 떠받는다.

반동적
[관형사][명사]
1 어떤 작용에 대하여 정반대의 작용이 있는. 또는 그런 것.
2 진보적이거나 발전적인 움직임을 반대하여 강압적으로 가로막는 경향을 띤. 또는 그런 것.

일본출장을 마치고

어제 일본출장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한국에 있을때보다 조금 더 고생스럽기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좋은 경험이였습니다. 그러나 회사입장에서 봤을때, 제가 회사에서 투자한만큼의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돌아온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저희팀에서 만든 제품을 테스트 할만한 환경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가 해볼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해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였습니다. 때문에 일본출장 일정 내내 조급한 마음으로 지냈지요.

일본법인 사무실에서, 일본 고객사에서… 최전방에서 고객을 직접 상대하며 일을 진행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하나의 SW 제품이 고객에게 인정받고 수익을 창출하기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지…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한마디로 남의 돈 먹기가 쉬운게 아니더군요.

제 역량의 부족으로 제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그로인해 고생하실 일본 법인 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최전방에서 수고해 주시는 분들의 고생을 덜어 드릴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여 SW를 개발해야겠습니다.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안철수 교수님

제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인 안철수 교수님이 무릎팍도사에 출연하셨다길래 챙겨 보았습니다. 제 나름대로 정립한 인생의 가치관은 그로부터 나왔기 때문에 무릎팍도사를 시청하면서 많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나는 우주의
절대적 가치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세에 대한 믿음만으로 현실과 치열하게 만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또 영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살아 있는 동안에 쾌락에 탐닉하는 것도 너무나 허무한 노릇이다.
다만 언젠가는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안철수 교수님의 저서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그의 가치관을 가장 잘 드러내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어 블로그에서 몇 차례 소개한 바 있습니다. 어떤 일을 해나감에 있어 ‘이익’과 ‘결과’ 보다는 ‘의미’와 ‘과정’에 가치를 두는 것. 저는 이 것이 그의 핵심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무릎팍도사에서 인상적이였던 이야기를 몇가지 정리해 보자면…
가장 어려운 길이 최선의 길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녀가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하려면?… 
부모가 함께 책 읽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야…

사회적인 성공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 
의사, 백신 개발자, 기업가, 학생, 교수로 직업을 바꾸며 살아온 비효율적인 삶에 대하여…
자기에게 맞는 분야를 찾기 위해 쓰는 시간은 정말로 값진 시간…
어쩌면 자기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자기에게 기회를 주는 것…
마지막으로 그가 남겼던 말이 제게 크게 와닿았던 것은 최근 몇 주 동안 저에게 일어난 일들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원 시절부터 지금까지 5년째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분야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컴파일러팀의 일원으로 일한지는 3년째입니다. 비슷한 일을 반복하다보니 일에 대한 의욕이 예전같지 않아서 고민하던 시점에 회사에서 사내공모를 하는 것을 보고 과감히 응시하였고, 합격하여 인수인계 후 8월초에 팀이동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새로운 분야를 접함으로써 일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되는 장점도 있겠지만, 현재 팀에서의 안정된 기반을 버리고 바닥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어딜 가서도 잘 해낼 수 있고, 인정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려고 합니다. 새로운 분야,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가슴에 안고 스스로에게 위기이자 기회를 부여하기로 하였습니다. 
석사과정 ‘기업가 정신’이라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수업의 절반은 기업가를 초청해서 이루어졌는데요, 언젠가 교수님께서 초빙하고 싶은 사람을 이야기 해보라고 했을때, 많은 사람들이 안철수를 이야기 했습니다. 워낙 그 당시 바쁘셔서, 성사되지 않아 큰 아쉬움이 남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몇년만 일찍 교수로 부임하셨더라면… 분명 그의 강의를 들었을 것 같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오늘 서거하셨습니다. 믿을 수가 없었고, 믿고 싶지 않았지만…

저는 이상주의자입니다. 그래서 더욱 정치인 노무현을 좋아합니다. 원칙과 소신을 지키고 살아도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생을 통해 보여주었기에 그를 동경하였습니다. 때문의 그의 서거소식에 침통한 마음을 달랠 길이 없더군요.
설사 손해를 보고 사회에서 낙오하더라도, 언제까지나 변함없이 이익과 손해의 잣대가 아닌 옳고 그름의 잣대로 세상을 바라보고 소신껏 살아가겠습니다. 

삼년차 슬럼프

2007년 2월에 입사하여 올해로 회사생활 삼년차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여러가지 이유로 요즘은 슬럼프를 겪고 있는 듯 합니다. 아마도 제품을 릴리즈 하면서 느끼는 여러가지 감회로부터 슬럼프가 찾아온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저희 회사의 특성이기도 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업종의 특성이기도 하겠지만, 빠듯한 일정에 시달리다 보면 제가 생각하는 수준의 개발을 할 수 없는 현실에 부딛힙니다. 요구사항을 명확히 파악한 후, 최적의 설계로 최적의 코드를 작성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현실과 적절히 타협하여, 적당한 선에서 작업을 마무리 하고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한다면… 그 후에 터져나올 문제에 대한 감당은… 누구의 몫일까요?
그리고 대학원 시절을 포함하여 5년째 같은 분야에서 비슷한 일을 반복하다보니 일 자체에 대한 의욕이 떨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새로운 일을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네요. 
성실히 하루하루 일을 해도 만족스러운 성과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일을 한다는 것… 개인적으로 참 맥빠지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일요일에 회사에 나와 종일 발표 준비하면서 잠깐 짬을 내어 넋두리를 남겨보았습니다. 
이 슬럼프를 가장 효과적으로 탈출하는 길은, 대학원 준비할때 그랬던 것 처럼, 결과보다는 과정에 의미를 두는 것 같습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는가를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