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요리할 시간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식사를 준비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계속 놀아달라고 보채는 아이는 요리를 할 틈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가 잠깐 혼자 집중하는 사이에 틈틈히 진도를 뽑아보지만, 식사 시간이 늦어지는 날이 많았다.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30개월을 채운 아이는 이제 아빠에게 요리할 시간을 주고 이렇게 말한다.

“오늘도 아빠한테 요리할 시간을 줬지?”

고맙다고 하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며 기뻐한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우리 서은이 다 컸네.”

스스로도 이런 패턴의 말을 잘 한다.

“서은이가 더 커서 이제 …를 할 수 있어.”

육아의 시기마다 다른 종류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아이가 자랄수록 힘듦보다 재미가 더 커져간다.

실존인물

아이의 외모와 행동이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질 때마다 아내와 나는 아이에게 이렇게 묻는다.

“실존인물입니까?”

아내는 아이를 이렇게 표현하기도 한다.

“내 생애 최고의 캐릭터!”

나는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이렇게 멋진 존재가 어떻게 우리 곁에 있을까?’

아이를 키우면서 배운 것 중 하나는 모든 사람은 우주에서 유일한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 자체로 매력적인 존재라는 것.

그것을 알고 난 뒤로 내가 만났던 사람들을 다시 볼 수 있었다. 한 사람 한 사람과의 인연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내 곁에 있어준 것에 대해 고마운 마음, 다름을 배려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교차한다.

세상만사 영원한 것은 없다. 사람과의 인연도 마찬가지. 있을 때 잘하자.

연착륙을 위한 회사방문

복직을 26일 앞둔 빼빼로데이에 팀장님의 초대로 회사에 다녀왔다.

몇몇 동료들과 티타임을 가졌고, 파트 주간회의에서 업무 내용을 공유 받은 후 점심회식을 함께 했다. 팀장님과 개인면담 시간에 팀 돌아가는 사정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낯설지 않았다. 사무실 분위기도 업무 내용도.

혼자서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의미 있는 일을 해나가기 어렵다는 것을 방구석에서 절실히 깨달았기에, 빨리 복귀해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었다. 그 어떤 어려움과 스트레스도 전보다 더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어린이집 하원을 위해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조금 우울했다. 회사를 다닐 때 공기처럼 함께했던 스트레스를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낯선 심장박동이 불쾌하게 느껴질 정도의 그 것.

중간 관리자로서 여러사람 앞에 선다는 것은 참으로 두려운 일이다. 그들 눈에 나는 어떻게 비칠까, 내가 한 말과 행동으로 인해 불쾌함을 느낀 사람이 있었을까, 너무 내 말만 많이 한 게 아닐까, 내가 과연 그들의 커리어를 이끌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일까 등등.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이 눈에 들어온다. 생각을 읽고 감정을 느껴보려 노력한다. 그들이 가진 걱정과 불안의 일부가 내 것이 된다. 심장이 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잘 해보자는 마음을 다져본다.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리는 부담스럽지만 그보다 더 매력적이다. 낯선 심장박동과 함께 살아도 좋을만큼.

보쌈데이

우리집에서 일주일에 하루는 마늘보쌈을 먹는다.

가족 모두 좋아해서 늘 만족스러운 메뉴.

무엇보다 돼지고기와 채소를 아이에게 먹일 수 있어서 좋다.

소고기, 닭고기는 부드러워서 아이가 잘 먹는데, 돼지고기는 질겨서 먹기 힘들어 했다. 그런데 압력솥에 삶은 수육용 삼겹살은 부드러워서 아이도 잘 먹는다.

아이가 30개월 정도 되니 온 가족이 함께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점점 늘어나서 좋다.

아이밥 차리고 먹이고 치우고, 어른밥 차리고 먹고 치우고 하면 2~3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무엇을 위해 살죠?

오래전 힐링캠프에서 박진영이 매일 반복하는 루틴을 보고 감탄했고, 최근 집사부일체에서 ‘I want to be respected’라는 문장으로 자신의 꿈을 표현하는 것을 보면서, 또 JYP 소속 연애인들이 바른 사람이 되는 것을 먼저 배우는 것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박진영이라는 사람에게 궁금증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그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했다.

그가 존경 받을 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기독교 신앙이라는 점이 모태신앙을 버린 나에게는 허무하게 느껴졌지만, 무엇을 추구해야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그렇게 찾은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은 배우고 싶었다.

지금 그가 살아가는 이유는 한 명이라도 더 구원시키기 위함이며, 사람들이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가수로서, 기획자로서, 경영자로서 존경 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삶의 원동력이 무엇이 되었든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향해서 정진하는 그의 모습을 나는 존경하는 마음으로 바라본다.

JYP처럼 성공(successful)보다 존경받음(respected)을 추구하고싶다. 존경까진 좀 거창하고 거북스러운 것 같고, 그저 나와 함께 했던 누군가가 언젠가 지난 시간을 돌아보았을 때, 나와 함께 한 시간들이 좋았었다고 추억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