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 음악교실 방문기

회사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피아노 학원을 다니다 관둔지 한달이 다 되어간다. 이제 집중회의가 끝이 나서 마음의 여유가 생겼고, 다시 피아노를 시작하기 위해 회사와 같은 건물 3층에 위치한 야마하 음악교실을 방문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다니던 동네 학원과 너무 다른 분위기에 놀랐다. 깔끔한 인테리어가 밝고 화사한 느낌을 주었고, 홀에 위치한 야마하 그랜드 피아노가 아름대운 자태를 뽑내고 있었다. 안내 데스크에서 상담을 받던 중 중급 레슨을 받으려면 3달치 레슨비 33만원 + 입회비 3만원을 내야 한다는 사실에 한번 경악했고, 레슨은 3달동안 11번이라는 사실에 또 한번 경악했다. 너무 비싼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잠시 주춤했으나 개인 레슨방에 놓여진 그랜드 피아노를 보고 생각을 고쳐 먹었다.

1주일에 한번이지만 젊은 선생님(아가씨?)이 30분동안 집중적으로 가르쳐주기 때문에 충분 할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연습 시간이겠지. 레슨 앞 뒤로 1시간씩 연습도 가능하다고 하니 시간 잘 맞추면 그랜드 피아노 앞에서 충분히 연습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선은 내일 1시에 찾아가서 선생님을 만나 상담을 받아 보기로 했다. 한달에 한번씩 조율하고 매일 아침 관리 한다는 야마하 피아노를 내일은 쳐볼 수 있겠구나! 한달에 3만 5천원을 내면 하루에 한시간씩 원하는 시간에 가서 연습할 수 있다고 하는데, 사택에 있는 디지털 피아노를 괜히 산 것 같다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디지털 피아노와 진짜 피아노의 차이는 견디기 쉽지 않다. (팔아서 학원비에 보탤까? ㅡ.ㅡ;) 회사에서 일하다가 스트레스 쌓이면 내려가서 한시간씩 치고 오면 참 좋을 것 같다.

피아노 학원을 옮기자!

지금 다니는 피아노 학원은 분당 서현 시범단지 현대아파트 상가에 있는, 꼬마애들이 바글거리는 어느동네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음악학원이다. 이 학원을 선택했던 이유는 평일에는 언제든 가서 연습할 수 있고, 원한다면 항상 레슨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였다.

처음 배울때는 거의 매일 가서 레슨을 받았지만 요즈음에는 배우는 곡이 어려워 진도를 나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연습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두번 학원에 간다. 연습만을 위해 학원을 가기에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연습은 거의 집에서 하고 있다. 때문에 매일 가서 연습하고 레슨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무용지물이 되었고 단점만 남았다.

첫번째 단점. 회사에서 멀리 위치한 학원. 걸어서 15분 ~ 20분이 소요된다. 걸어서 오고가고, 연습하고, 레슨 받는 시간을 모두 더하면 1시간 30분이 훌쩍 넘는다. 아무리 자유로운 연구원이라지만 엄연히 다른 회사로 치면 업무시간에 짧지 않은 시간 자리를 비워야 하는 것이 영 마음이 편치 않다.

두번째 단점. 낙후된 시설. 다른 것 무시하더라도 피아노 상태가 너무 안좋다. 어떤 건반은 소리가 지속되지 않거나 다른 음을 내서 종종 나를 당황케 한다.  

세번째 단점. 꼼꼼하지 않은 레슨. 그 동안 가르쳐주신 선생님께 죄송한 말씀이지만 워낙 꼬마애들이 많고 바쁘시다보니 소나티네, 체르니 30번, 재즈피아노 소곡집 3권의 진도를 나가는데 10분도 걸리지 않는다. 그저 악보를 따라 연주하게 하고 틀리면 수정해주시는 걸로 쭉 훑고 지나가시니 정확한 박자나 손모양, 셈 여림 등은 무시하고 지나가게 된다. 자고로 기초가 중요한 법!

고로, 시설 좋고 회사에서 가까운 (같은 건물 3층, 회사 연구소는 7층) 야마하 음악교실로 옮기기로 마음을 먹었다. 레슨은 일주일에 두번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30분 꼼꼼하게 가르쳐주기 때문에 오히려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체계적인 교육과정도 기초를 다지는데 유리할 것이다. 비록 3개월치 수강료 27만원을 한번에 내야 하지만 …
 
10월에 있을 집중회의 발표가 있을때까지는 그동안 배웠던 곡들을 충분히 연습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집중회의 발표 후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 학원에서 열심히 해야지!

디피구입 (YAMAHA YD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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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때라면 지를 수 없었던 물건을 지를 수 있을 때 돈을 번다는 사실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원 시절과 비슷한 생활에 조금 더 재밌는 일을 하면서 n배의 돈을 받으니 난 참 복도 많은 놈인 것 같다. (여복빼고 …)

화요일부터 피아노 학원에 나가기 시작했는데 상당한 연습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그래서 사택에 있는, 주인도 안건드리는(?) 용호형의 야마하 P-70으로 매일 연습했지만 영 미안함이 가시질 않았다. 피아노를 연습해보니 시간가는 줄 모를정도로 몰입이 되고, 내가 연주하는 음악을 내 귀로 듣는 것이 즐거워(감동 n배)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취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과감하게 사택의 내 방에 피아노를 들여놓기로 결심하고 제품을 물색했다. 기왕 시작하는거 제대로 하자는 지름신을 영접하기 위한 자기 합리화(?) …

피아노를 시작하기 전에는 막연히 20만원대 디지털피아노 사서 연습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인터넷을 통해 디피와 실제 피아노의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제품 선택에 신중을 기하기로 했다. 오래 쓸 물건은 경제력이 허락하는 한에서 가장 좋은 것을 사는게 돈을 아끼는 것이라고 믿는 나의 판단 기준은 항상 가격대비 성능비!

그렇게 선택한 것이 용호형의 것과 동일한 야마하 P-70이였으나 스탠드에 의자에 건반 덮개까지 구입하자니 85만원이 넘게 들어갈 것 같아서 차라리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모든 것을 포함한 제품을 알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찾은 것이 YDP-151과 CLP-220이였는데 디자인만 다를 뿐 스팩은 동일하다. 가격도 비슷하지만 좋은 조건(95만원 6개월 무이자)에 엠플에서 판매되는 YDP-151이 있길래 주저없이 질렀다.

그리고 생각보다 빠르게 오늘 오후 1시 30분쯤 도착! 회사에서 할 일도 있고 너무 더워서 30분쯤 연주하고 회사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지만 건반의 느낌도 학원에서 만지는 진짜 피아노와 별 차이를 못 느끼겠고, 소리도 좋고, 디자인도 심플하니 만족스러웠다. 이제 룸메이트 양전임과 각출하여 구입한 업소용 선풍기만 도착하면 방에서 장시간(?) 피아노를 원없이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다!

아래 동영상처럼 이루마의 Destiny Of Love를 연주할 수 있는 그 날까지 죽도록 연습, 또 연습!
몇 년이 걸리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