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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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에 한번 정도 차례가 돌아오는 집중회의 발표를 오늘 해냈다. 예전의 집중회의는 작은 회의실에서 회의 주제에 관련된 사람들만 참여한체로 작은 규모로 진행되었는데 올해 언젠가부터 집중회의가 오픈되어 관심있는 사람들은 모두 참석할 수 있게 제도가 변경되었다. 게다가 연구실의 막내로서 실장님, 팀장님 앞에 처음 선보이는(?) 자리인지라 다소 부담을 느끼기도 하였다.

요즘에는 큰일을 앞두고도 걱정이나 긴장을 별로 하지 않는 나를 내가 봐도 신기할 지경이다. 대학교 다닐때 별명이 “걱정돌이”일 정도로 일어나지 않을 일에 대해서도 걱정을 만들어서 하는 수준이였는데, 이제는 큰일을 앞두고 있어도 평소와 다르지 않게 무덤덤하다. 덕분에 ‘이래도 괜찮나?’ 싶을 정도로 편한 마음으로 집중회의를 준비할 수 있었다.

항상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일이나 공부는 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걱정하는 것은 스스로를 낭비하는 일이다. (물론 대학원 시절 들었던 알고리즘 수업처럼 해도 안되는 경우도 가끔 있긴 하다.) 정작 마음을 많이 쓰게 되고 힘든일은 사람에 관련된 일인 것 같다. 사람의 마음은 내가 노력한다고 해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실장님과 동희형이 많이 신경쓰고 도와주신 덕분에 집중회의는 그럭저럭 괜찮은 평가와 함께 잘 마무리 되었다. 집중회의를 준비하고 발표하는 과정에서 박대연 교수님과 실장님의 날카로운 지적을 받게 되면서 참으로 배우게 된 것이 많다. 개발하는 입장에서의 나는 열정이 부족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돌아가는 코드를 작성하는데 급급하여 좀 더 나은 알고리즘을 사용하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을 생략하곤 하는데, 경험이 많으신 분들은 내가 보지 못한 취약점을 직관적으로 찾아서 지적해주시니 이바닥에서 경험이 얼마나 큰 자산인지 깨닫게 되었다.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얼마만큼 경험으로 역량을 쌓느냐는 개인의 노력에 달려 있겠지만.

전산학의 매력은 모든 것이 인간의 손으로 창조되었다는 특성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든 프로그램이 가능하면 아름다운(?) 모습으로 빚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렇게 노력하는 가운데 소프트웨어 개발의 즐거움을 찾아 보아야겠다.

한마음 체육대회

지난 월요일 10주년 행사에 이어 토요일인 오늘은 양평 밤벌농원에서 한마음 체육대회가 있었다. 오후에는 OS팀의 영익이 형의 결혼식이 있는 관계로 정장과 구두를 들고 아침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섰다. 날씨는 구름 한점 없이 화창해서 나들이 가는 기분에 들뜨기도 했으나 피곤했는지 버스에서는 정신없이 골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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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랜만에 줄 서서 준비 운동도 하고 구호에 맞춰 응원도 해봤다. 총 4개의 팀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연구원인 우리는 흰색 유니폼을 입고 “혁신”이라는 팀 이름으로 체육대회에 참가했다. 개인행동이긴 하지만 처음의 단체 준비 운동 및 응원 연습이 끝나고 대열을 이탈(?)해 대우증권 파견근무 당시 함께 일했던 상품팀 분들을 만나기 위해 다른팀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회사에 들어오자마자 처음 일을 같이 했던 분들이라 그런지 나도 모르게 정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맥주한잔하며 이야기를 나눈 후 족구 경기를 구경하고 헤어졌는데 여의치 않아 다시 찾아 뵙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영익이형의 결혼식이 5시인 관계로 3시쯤 버스를 타고 출발했다. 버스에서 정장차림으로 변신한 후 역시 서울에 도착할 때까지 정신없이 골아 떨어졌다. 결혼식이 끝나고 분당으로 돌아올 때도 역시 정신 없이 골아 떨어졌다.

10주년 기념식에 이어 체육대회까지 조금은 들뜬체로 정신없이 한주가 지나갔다. 그리고 연구소에 와서 맡은 첫번째 프로젝트를 끝냈고 다음주부터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여가생활에서 즐거움을 찾을 것이 아니라 일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내가 하는 일의 의미와 목적을 잊지 않아야 하겠다. 즐거운 일상으로 돌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