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밍업

오늘은 1월 12일. 입사 예정일 2월 5일. 정말 이제 얼마남지 않았다. 하나 둘씩 학교를 떠나는 석사동기들을 보며 내 차례가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한다. 습관을 몸에 익히기 위해서는 2주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자기관리없이 지낸 지난 몇달을 뒤로 하고 이제는 스스로를 추스려야할 때. 슬슬 입사를 대비하여 워밍업을 해야할 시간.

아침 7시에 눈을 떠, 기숙사 체력단련실에서 1시간가량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하고, 아침식사를 하고 연구실에 나왔다. 오랜만에 운동을 해서 그런지 당장 쓰러질 것 처럼 힘들었지만 항상 엄습해오는 고통이나 피로는 잠깐인 듯. 지금은 의지대로 제어되고 있는 스스로에 만족하며 기분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6시간밖에 잠을 이루지 못했으니 점심먹고 잠깐 낮잠을 자야겠지만.

작년 여름 소개팅을 여러번(?)할 때는 나름 옷차림과 몸매(?)에 신경을 쓰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석사 디펜스가 다가오면서, 서울가는 빈도가 줄면서, 아가씨들(?)을 만나는 빈도가 줄면서, 나는 정확히 공대생이 되어가고 있었다.

회사에 가도 여전히 대학원생과 별반 다르지 않을 연구원으로 살아가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어엿한 사회인으로서 어느정도는 깔끔하게 스스로를 가꾸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 게다가 이제는 연애라는 것을 해야하지 않겠는가? – 어제는 지연누나랑 롯데백화점에가서 묵공을 보고 빈폴에서 가방과 셔츠를 질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밖에도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르고, 하루를 반성하는 나만의 체계를 수립해야 하겠다. 또한 재테크에 대해서도 명확한 목표와 계획이 필요하다.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사가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삶의 여유를 잃을 것 같아 두렵기도 하다. 일의 즐거움과 여가의 즐거움을 모두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필요함을 절감하고있다.

디펜스는 끝났지만

디펜스는 무사히 끝났지만 내가 바라던 디펜스 후의 그 날은 아직 요원하다. 연구실 책상 옆 창가에 까치가 방금 지나갔다. 걸어서. KAIST에 사는 새들은 학생들처럼 귀차니즘을 즐기는 것인지 날기보다 걷는걸 좋아하는 것 같다. 반가운 사람을 불러온다는 까치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연구실에 아무도 없어 토요일 점심은 혼자먹을 팔자다. 이것이 내가 바라던 디펜스 후의 일상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항상 잊지 말아야 하는 사실 하나. “우리가 바라는 미래는 결코 오지 않는다.” 디펜스를 앞둔 한달 전만해도 지금 이 시간을 간절히 바랬다. 비록 학회에 제출할 논문을 쓰고 인수인계를 위해 몇가지 일을 해야하지만 그저 논문심사만 통과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바라던 그 날이 지금 펼쳐지고 있지만 역시나 난 지금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또 바보처럼 “논문작업만 끝나면…” 이라는 단서를 달고 결코 다가오지 않을 미래를 기다리고 있다.

지금을 살자. 가진 것에 감사하자. 일상에서 행복을 찾자.

적천사주: 2007년 신토정비결

또 한번 적천사주에 연락처를 팔고 무료로 토정비결을 봤다.
http://saju777.com

2007년 운세총론

새로운 식구가 들어오고 가정과 본인의 앞날을 밝혀 줍니다. 작은 인연이 크게 발전하여 일과 생활에 활력을 주는 시기이군요. 인연이 좋으므로 미혼의 선남선녀 들은 인연을 맺으면 천상의 배필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든 복은 인연을 통해서 나오는 것이니 올해는 만나는 모든 사람이 나에게 큰 기쁨을 주게 됩니다. 대외적인 활동이 많은 분들은 성과가 커지고 원하는 위치에 오를 수 있을 것입니다. 매사에 길운이 따르니 안 좋은 일도 결국은 전화위복이 되는 시기입니다. 사업을 하시는 분은 굳이 확장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변화는 순리를 역행 하는 것이니 굳이 재물을 들여서 더 큰 재물을 구할 이유가 없습니다. 명성과 재물이 함께 들어오는 시기이니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마셔야 합니다. 노력한 이상의 결과가 반드시 찾아 올 것이니 적어도 운이 나를 비켜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얼씨구 좋구나! 초등학교시절부터 간직해온 프로그래머의 꿈을 이룰 첫 직장에 입사하는 올해 “노력한 이상의 결과가 찾아온다”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하지만 더욱 더 마음에 드는 것은 “인연이 좋으므로 미혼의 선남선녀 들은 인연을 맺으면 천상의 배필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라는 대목이다. 오늘 회사 시무식에 다녀오면서 새로운 일에 대한 기대와 함께 앞으로 펼쳐질 자본주의 사회의(?) 치열한 경쟁이 조금은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날 믿고 응원해주는 “천상의 배필”을 만난다면 책임감을 가지고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지혜로운 여자를 만나게 되길 기원해본다. 본인이 지혜롭지 않으므로.

이성 및 대인관계운

올해 만큼 대인관계가 좋은 해도 드뭅니다. 만나는 이성이 있다면 천상의 인연이니 소중히 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기혼자 들은 새로운 이성과의 만남을 통해서 다른 마음을 먹을 수 있으니 경계하십시오. 좋은 운을 바람 피는 데 사용하면 운의 크기를 확인하지도 못하고 큰 곤욕을 치루게 될 것입니다. 미혼자 분들은 만남을 자주 가지세요. 올해는 즐기는 만남도 인연이 되는 만남도 모두 좋은 시기입니다. 일적인 만남은 모든 이가 귀인이니 부탁을 들어주고 하기에 좋습니다. 매사가 일적으로 진행이 되면 막힘이 없습니다. 막히는 일은 상대가 풀어 줄 것이니 올해의 만남을 소중히 그리고 오래도록 유지 하시기 바랍니다. 올해 도움을 받는 다면 반드시 기억하여 갚아 주시기 바랍니다. 평생의 은인이 될 것입니다.

운세총론에서 힌트를 얻어 곧 바로 이번에는 “이성 및 대인관계운”을 살펴보았다. 일단은 기혼자가 아니라서 행복하다. 작년 사주까페에서 재미로 사주를 보았을 때, 내가 작업 중임을 안 친구가 점쟁이(?)에게 올해 내게 여자가 생기냐고 물어봤다. 그 분이 말씀하시길, “올해(2006년)은 재미없어. 그만둬.” 그 것은 결국 사실이였다. 재미 없었다. 무안해진 친구가 내년은 어떻냐고 물어봤는데, “내년(2007년)에는 만날꺼야”라고 말씀하셨으니 올해는 정말 솔로생활 1200여일만에 솔로탈출할 것인가?  

이번에는 사회생활측면에서 살펴보자. 가장 바라는 것은 한달 후 연구실에 들어가게 되면 좋은 사람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부족한 내가 잘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좋은 팀원들을 만나야하기 때문. 내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때까지 믿고 기다려줄 수 있는 김인식 감독의 리더쉽을 가진 – 현재 우리 교수님 같은 – 사수를 만났으면 좋겠다.

그 밖에 “사주 정보”, “재물운”, “직장사업운”, “가정/건강운”, “토정비결 월별운세”등을 제공한다. 이런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는데, 좋은 운은 “플라시보 효과”를 통해 적극 활용하고, 나쁜 운은 조심하여 잘 극복하겠다는 생각을 가지면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수능 보던 해에 토정비결이 아주 최악이였는데 수능을 쫄딱 망했던 기억이 있으며, 대학원 입학시험 보던 해에는 토정비결이 아주 좋았고 실제로 결과도 아주 좋아 나에게 과분한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었다. 결국 운이라는 것은 돌고 도는 것이 아닐까? 길고 넓게 삶을 바라보면 나는 세상은 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으니까.

이주의 TTB 리뷰 당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알라딘으로 옮긴지 두달, 실버회원이 되었을까 궁금해서 오랜만에 알라딘에 로그인했는데, 5만원의 적립금을 보고 깜짝 놀랐다. 혹시나 했는데 확인해보니 이주의 TTB 리뷰에 당선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일주일만에 알게 되었으니 공돈을 찾은 기분. TTB 우수 리뷰어 으뜸상 수상에 이어 이번 적립금까지 벌써 알라딘이 나에게 10만원을 선물해주었으니, 다시는 변절치 않으리라.

이주의 TTB 리뷰를 알고 있었지만 글 솜씨가 부족한 나로서는 당선작들을 보면서 부러워하기만 했지 언감생심 꿈도 꾸지 않았다. 좀 더 내공이 쌓이면 그때 도전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의 독후감을 작성할 당시에 책에서 느낀바가 강렬했는지 생각보다 격정적(?)으로, 생각보다 많은 분량의 글을 쓰게 되었던 것 같다. 여느 진부한 수상소감 처럼 더 좋은 책을 많이 읽고, 더 좋은 리뷰를 많이 올리라는 채찍질로 받아 들이자.

세벌식으로의 과도기 그리고 HHK2

문제가 생겼다. 두벌식을 점점 까먹고 있어 오타가 속출하고 있다. 그러나 세벌식으로 완전히 전환하기에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 한마디로 바보가 된것 같은 기분. 두벌식으로 사용하다가 가끔 입력해야 할 글자가 키보드에 어디에 붙어 있는지 감이 안올 때가 있다. 세벌식으로 연습하다가 발생하는 오타도 두벌식에 해당하는 키를 눌러 발생하는 것이다. 세벌식 연습은 그럭저럭 잘 진행되고있다. 영역을 제한하며 연습한 결과이긴 하지만 솔찬히 200타를 넘기기도 한다. 그렇게 세벌식에 익숙해진 만큼 두벌식은 잊혀져 간다.

또 하나의 과도기(?)는 키보드에 관한 것. HHK2가 눈앞에 아른거려 일찍 퇴근하는 선애누나의 HHK를 빌려서 지금 사용하고 있다. Caps Lock을 이미 Ctrl로 바꿔서 사용하고 있어 그부분은 이미 적응이 되었지만 화살표키나 백스페이스는 조금 헤깔린다. 처음 HHK를 접했을때에 비하면 상당히 적응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 거의 지르기 일보직전에 도달했다. 마지막 고려사항은 4가지 중에 어떤 모델을 구입할 것인가? 백색각인, 백색무각인, 흑색각인, 흑색무각인. 현재는 백색각인에 가장 마음이 끌리고 있다. 연구실에서 사용중인 키보드가 무각인인데 숫자나 기호를 입력할 때 불편하기 때문. 뽀대보다는 편한게 더욱 중요한 것 같아서 일단 각인에 마음이 가고, 백색을 선택한 이유는 백색과 회색으로 이루어진 클래식한 느낌이 좋기 때문이다.

부디 입사전에 HHK2에 익숙해지고 세벌식 300타를 완성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