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적응기 #4

황금연휴가 끝나고 5/4, 5/6에는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했다. 이 시기에 우리는 부부는 어쩌면 맞벌이를 계속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다시 아이와 하루 종일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건강히 먹이고 재밌게 놀아주려고 노력했다.

키즈노트

5/7에는 힘들게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하원할 때 선생님께서 연휴기간에 아이가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이제 크게 우는 일이 없어졌다고 하셨다. 선생님의 말씀에서 작은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후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이는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집을 나서는 것은 여전히 긴 설득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점점 수월해지고 있고, 어린이집 주차장에 도착하면 스스로 걸어 들어가 선생님과 인사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어린이집에 있을 때 한 번도 울지 않는다는 것.

이번주 개근을 하면 어느정도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내가 일찍 출근하고 나 혼자서 등원시킬 수 있게 되면 어린이집 적응기는 끝을 맺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주에는 가능할까?

선생님께 듣기로 아이는 다른반 친구들과 섞이는 공간에서 유독 많이 울었다고 했다. 낯설음을 두려움으로 받아 들이는 아이가 나를 닮은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같은반 친구들이 전에는 많이 울었는데, 최근에 많이 줄었다고 한다. 다 같이 우는 분위기도 아이에겐 어린이집을 피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였을 것 같다.

광교호수공원 돗자리 뷰

아이는 엄마 아빠와 함께 광교호수공원에서 노는 것을 엄청 좋아해서, 아침마다 어린이집이 아닌 호수공원에 가자고 조른다. 그래서 이번주부터는 어린이집 하원 길에 매일 호수공원에 들른다. 아이가 좋아하는 돗자리와 비눗방울 장난감과 채소까까와 함께.

어린이집 적응 과정을 돌아보면서 느낀점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어린이집에 가기 싫은 것이 아니라 엄마 아빠와 함께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은 것이다. 밤마다 코야는 싫다며 버티는 것도 같은 이유다. ‘왜 어린이집에 가는 것을 그렇게 싫어할까?’라는 질문은 처음부터 방향을 잘못 잡았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무척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아이는 우리에게 가르쳐 주었다.
  2. 아이는 스스로 성장한다. 믿고 기다려주지 못했다. 부모 입장에서 조급함만 내세웠다. 아이가 세상과 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부침을 겪을 때마다 아이는 스스로 성장한다는 것을 기억하고 기다려주어야 한다.
  3. 선생님, 친구들과 교감하고,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고, 다양한 장난감, 놀이를 경험할 수 있는 등등 어린이집을 다니면 좋은점도 많지만, 36개월이 되기 전까진 부모가 직접 돌보는 것이 아이에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엄마 아빠와 언제나 함께 하고 싶은 아이를 보면서 자주 그런 생각을 한다.

빅히트

시장 경제에 잔뼈가 굵은 애널리스트 3명의 대화를 엮은 책. 대화 주제는 글로벌 자산 시장의 지난 흐름 복기, 향후 흐름 예측.

꼭지마다 전문가들의 의견이 서로 엇갈리는 것을 보면서, ‘시장은 예측할 수 없다’는 결론에 더 가까워졌다.

중간쯤에서 읽기를 멈추었다. 시장을 예측할 수 없다고 보고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자산배분 투자에 관심을 갖고 있다보니, 시장을 예측하는 책의 내용에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책에 실린 데이터, 그래프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등 책의 내용을 제대로 소화하기에는 기본기가 너무 부족했다.

어린이집 적응기 #3

넷째 주 월요일엔 또 결석을 했다. 아이는 울고불고 발버둥치며 어린이집에 가기를 완강히 거부하였다. 아빠도 회사에 가야해서 어쩔 수 없다는 거짓말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 이러다 아이가 잘못되는 게 아닌가 싶은 지점에서 나는 또 다시 두 손을 들었다.

다음날부터는 엄마와 같이 등원하기로 했다. 역시 처음엔 가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평소대비 무난히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었다. 엄마의 출근이 늦어진만큼 퇴근도 늦어지다보니, 평소와 다르게 아빠와 저녁식사를 먹던 중 짜증을 내며 먹지 않겠다고 버텼다.

엄마와 같이 등원하는 둘째 날 아이는 심하게 울며 버텼다. 일이 바쁜 아내의 출근길이 겹쳐 있는 상황이라 우는 아이를 강제 연행하여 어린이집에 맡겼는데, 처음으로 우는 모습으로 어린이집에 들어가게 되어 나와 아내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러나 하원할 때는 언제나처럼 즐거워보였고 어린이집에서 재미있었다고 말해주었다.

그 뒤로 다행스럽게도 4일의 황금연휴를 보내고 있는데, 조금은 아이가 낯설게 느껴질정도로 울면서 떼를 쓰는 일이 많아졌다. 어제 낮에는 공원에 가서 놀자고 해도 집에 있겠다고 고집을 부리더니 밤 늦게서야 나가자고 떼를 쓰고, 새벽 3시에 자다가 깨서도 나가자고 떼를 썼다.

하고 싶은 것은 계속 하자고 고집을 피우고, 하기 싫은 것은 절대로 안하겠다고 버틴다. 24개월 즈음에 똑똑해지고 자아가 발달하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런 행동인지, 어린이집을 억지로 보낸 것에 대한 반발 심리 때문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어디까지 받아 주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막무가내인 아이를 대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난다. 자제하려고 노력하지만 한번씩은 큰소리가 나가는 것을 보면서 부족한 자신을 탓한다. ‘내가 잘못 키우고 있나’, ‘앞으로 계속 아이가 이러면 어쩌지’ 등등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면서 오랜만에 우울한 기분을 느끼기도 했다.

육아의 시기마다 힘듦의 종류가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점점 물리적인 힘듦이 정신적인 힘듦으로 바뀌어간다.

아이가 흥분했을 때는 차분해질 때까지 옆에서 기다려주고, 아이를 위해서 꼭 가르쳐야 하는 규칙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되 절대 화를 내서는 안 되고, 행동의 일관성이 있어야 하며, 여러번 반복해서 설명해주어야 한다. 아이가 내 마음대로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은 내 욕심이며 나를 더 힘들게 한다는 것을 계속 생각한다.

코로나19로 인한 긴급보육 기간이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게 나을지 계속 보내는 게 나을지 판단하기 어렵다. 아내와 내가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어린이집 적응기 #2

첫 번째 낮잠 시도에 실패한 후 당분간은 오전에만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했다.

아이는 하원 할 때마다 차에 타면 바로 잠에 들었다. 신나게 뛰어 놀아서 피곤한건지, 많이 울어서 지친건지 알 수 없어 답답했다. 선생님께 듣기론 울지 않는 날이 없는 것 같았다.

집에 도착하여 다시 재우려는 시도는 매번 실패했고, 아이는 엄마의 퇴근 길을 마중 나간 차 안에서 잠든 채 다시 집으로 돌아오거나, 내가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사이에 거실이나 주방에 업드려 잠에 빠지기도 했다.

하루는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던 아이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보며 이런 말을 했다.

“아빠랑 같이 있으면 너무 좋아.”

기쁨과 안스러움이 섞인 눈물을 아이 몰래 삼켜야 했다.

9일째 되는 날 아이는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고 울면서 버텼고 나는 무너졌다. 아이가 너무 안스러워 집에서 돌봐주고 싶었다. 갑작스럽게 아이의 밥을 준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집에서 아빠와 같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는 아이를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키즈노트

셋째 주부터는 아침마다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하는 아이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월요일엔 품에 안은 아이가 흘린 눈물, 콧물 한 바가지를 어깨에 받아 내고서야 겨우 아이를 달랠 수 있었다. 선생님께 인사만 하고 집으로 돌아오자는 거짓말로 겨우 집을 나서면 이후에는 의외로 순조로웠다. 하원할 때는 즐거워 보여서 무거운 마음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었다.

수요일엔 도저히 설득이 되지 않아서 집에서 아이를 돌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23개월 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게 맞을까?’

‘긴급보육 기간만이라도 집에서 돌볼까?’

삼성전자 어린이집은 만 1세에 들어가지 않으면 거의 자리가 나지 않는다. 만약 만 2세에 들어갈 수 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가급적 36개월까지는 부모의 따뜻한 품에서 보살펴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이유로 23개월이 된 시점에 아이는 어린이집에 가게 되었고, 너무 어린 나이에 하기 싫은 일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있다. 무엇이 우리 가족에게 최선인지 확신할 순 없지만, 지금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시도를 잠시 멈추는 것보다 아이가 스스로 이겨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아이가 두 번째로 결석한 날 선생님의 전화가 걸려왔다. 요지는 어린이집에 가지 않고 아빠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가 알면 안 된다는 것. 마음이 아프지만 어제부터 나는 회사에 가는 아빠가 되었다. 빈 가방을 메고 함께 집을 나선다.

오늘 아침에도 울고 불고 버티는 아이를 30분 넘게 달래야했다.

아빠도 이제 회사에 가야한다고… 미안하다고… 사랑한다고…

오늘 오후에는 하원하는 아이의 밝은 미소를 볼 수 있기를 기도한다.

어린이집 적응기 #1

3월 2일부터 보호자와 함께하는 3주의 적응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계속 미뤄지다, 4월 6일부터 1주의 단축 적응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같은반 12명의 친구 중 8명이 참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 부부는 고민 끝에 가정보육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보내기로 했다. 아이가 어린이집을 무척 가고 싶어해서 오랫동안 기다려왔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가 진정된 후에 이미 적응한 친구들 틈에서 따로 적응하기가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삼성전자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이어서 믿을 수 있다는 부분도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

아내의 복직부터 어린이집 등원까지 2주로 예정되어 있던 단독 육아 기간은 코로나19로 한 달 반이 넘어가면서, 뜻밖의 여정에 나도 꽤나 지쳐가고 있었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아이와 함께한 시간들을 통해 너무나 소중한 것을 얻었지만, 아이가 어린이집에 나가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음을 부인할 수 없다.

첫째 날 둘째 날은 1시간, 셋째 날은 2시간 어린이집에 함께 들어가 시간을 보냈다. 아이는 정말 좋아했다. 밝고 화사한 어린이집의 시설과 처음보는 장난감들, 친절한 선생님들이 아주 마음에 드는 눈치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에서도, 집에 돌아와서도 어린이집에 가고 싶다고 할 정도로…

넷째 날에는 혼자 들어가서 3시간을 보냈는데, 한 번도 울지 않고 잘 놀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기뻤다.

다섯 째 날에는 낮잠을 포함하여 6시간 30분의 일정이었는데,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다. 선생님은 아이가 소리를 지르며 우는데 집에서도 같은 행동을 보이는지 어떻게 달래주면 좋은지 문의하셨다. 유희실에서 뛰어다니는 친구와 부딛힐 뻔했는데, 아이에겐 그런 자극이 처음이라 많이 무서웠던 것 같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 다시 전화가 왔는데, 선생님은 아이가 아빠 보고 싶다고, 집에 가고 싶다고 계속 울어서 오늘은 귀가하는 게 좋겠다고 하셨다. 마스크 챙기는 것도 잊을 정도로 급히 어린이집으로 가서 아이를 데려왔다. 이제 시작이니까 아무래도 괜찮다고 생각했고 아이에게도 괜찮다고 다독여줬다. 아이를 안고 어린이집을 나오면서, 울면서 아빠를 찾았다는 말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