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기 #7 L’insalata Ricca, Old 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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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투어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미리 한국에서 찾아놓은 맛집 L’insalata Ricca로 길을 재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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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테이블은 처음이라 조금 긴장한 상태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탁 트인 개방감 적당한 온도 그리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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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을 보니 역시나 눈에 띄는 단어는 까르보나라, 봉골레, 야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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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이탈리아 레스토랑에가면 저는 주로 올리브오일 파스타만 먹는편인데, 이탈리아의 까르보나라는 어떨까 궁금해서 주문해 봤습니다. 한국의 까르보나라와 전혀 다른 맛이더군요. 계란의 향과 맛이 진하게 배어있는 진득한 파스타였습니다. 느끼한 것을 잘 먹는 편이라 맛있게 먹었는데, 담백한 음식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힘이드는 음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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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를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주문한 야채 파스타는 까르보나라와 대조적으로 아주 담백한 맛을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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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식사에 맥주는 빠지지 않았습니다. 바티칸을 열심히 돌아다녀서 그런지 갈증이 많이 나서 물도 같이 주문했습니다.

맛있게 먹고 계산을 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야외 테이블에서 먹는 비용이 별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의외로 야외 테이블 비용을 따로 받는 식당이 많지 않았는데, 있더라도 2유로 정도로 생각보다 저렴했고 그 가치는 충분히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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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를 마치고 선택한 후식은 역시 젤라또! 로마의 3대 젤라또 맛집 중 하나인 Old Bridge에 찾아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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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손님이 많이 오시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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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올리띠에서 골랐던 상큼한 젤라또는 제 스타일이 아니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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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 Bridge에서는 달콤해 보이는 젤라또를 (젤라또가 녹으면 손으로 줄줄흐르는) 콘이 아닌 컵에 담았습니다. 만족스럽더군요.

8편에서는 천사의 성과 스페인 광장 여행기를 담아볼까 합니다.

이탈리아 여행기 #6 바티칸 투어

미리 한국에서 이태리시티투어라는 업체에 바티칸 투어를 예약해 두었고, 약속된 장소(전철역)에서 가이드를 만나서 투어를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의 투어는 전일투어라 하루의 대부분을 투어에 투자해야하는데, 이태리시티투어는 오후 2시까지 진행되는 일정이어서 시간이 빠듯한 우리에게 적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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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를 사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에도 가이드께서 이탈리아 여행에 유용한 정보를 들려 주셔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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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끝에 입구에 도착!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조각에도 사연이 있었는데 지금은 시간이 많이 지나서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여행기를 조금 더 일찍 작성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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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을 구입하고 입장하는 길입니다. 대학생때 구입했던 티켓과 디자인이 동일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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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도 엄연한 국가라서 바티칸 우체국에서 전세계로 편지를 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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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입장했던 건물을 빠져나오니 피냐 정원으로 이어집니다. 여기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자유시간을 가진 후, 다시 모여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최후의 심판”을 볼 수 있는 시스티나 성당은 성스러운 곳이기 때문에 가이드를 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피냐 정원에서 이 두 작품에 대한 설명을 미리 들어 두어야 했습니다.

아이패드로 작품사진을 보여주면서 설명해주셨는데, 조각가 미켈란젤로가 교황의 설득으로 시스티나 성당의 벽화를 맡게 되는 과정, 그리고 고된 작업의 과정들을 전해 들으면서 미켈란젤로의 삶과 작품에 숭고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명을 듣고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을 직접 보았을 때 느꼈던 경이로움은 지금도 제 마음속에 강렬하게 남아 있습니다. 대학생때 아무런 지식없이 보았을때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바티칸 박물관에 가서 미켈란젤로의 삶과 작품만 제대로 느끼고 올 수 있다면 저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피냐 정원에서 미켈란젤로의 작품에 대한 설명을 다 들은 후에 조각상부터 본격적인 투어에 돌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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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작품의 이름은 “라오쿤” 입니다. 가이드의 설명 덕분에 조각을 보는 눈이 전혀없는 저도 조각을 하염없이 바라보면서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움직일 수 없는 조각상이지만 고통스러운 몸부림이 살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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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몸의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만든 작품 “토르소” 입니다. 한국에 돌아가면 좋은 몸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만들었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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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상에 이어 미술작품을 관람하며 이동하는 중입니다. 가이드를 놓치지 않도록 우산을 열심히 따라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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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로의 작품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림 안에 자신과 여자친구 그리고 미켈란젤로를 포함해 유명한 사람들을 그려 놓아서 재밌게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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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성베드로 성당으로 이동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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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베드로 성당의 문 중에 하나인데 25년에 한 번씩 열린다고 합니다. 이 문을 건너면 죄를 용서받고 천국에 갈 수 있다고 합니다. 로마에 다시 온다면 2025년을 선택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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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베드로 성당에 들어서니 화려함과 웅장함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 성당을 지을때 엄청난 양의 금을 사용했다는 설명을 들으면서 참 아이러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다른 사람을 돌보는 것이 성직자의 삶이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프란체스코 교황은 진정한 성직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계시니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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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안에서 “피에타”도 보았습니다. 김기덕 감독님의 영화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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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을 나오니 다음날 미사를 위해 의자가 깔려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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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살고 있는 건물입니다. 중요한 이벤트에 창문을 열고 손을 흔들어 축복해 주신다고 합니다.

이렇게 바티칸 투어를 마무리했습니다. 바티칸을 여행하실 분들에게 가이드 투어를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대학생때 아무런 지식없이 돌아보았던 바티칸과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돌아보았던 바티칸은 전혀 다른 곳이었습니다. 특히 미켈란젤로의 삶과 작품에 대해서 미리 공부하고 가시면 조금 더 뜻깊은 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탈리아 여행기 #5 지올리띠, 판테온, 타짜도르, 트레비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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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광장에서 판테온으로 가는 길에 미네르바 광장에 잠시 들렀는데 너무나 신기한 광경을 보았습니다. 앉아 있는 남자가 한 손으로 나무봉을 이용해 또 다른 남자를 들고 있었는데 조금의 미동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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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테온 구경은 조금 미룬체 이탈리아 첫 젤라또의 맛을 보는 것을 목표로 로마 3대 젤라또 맛집 중 하나인 지올리띠에 들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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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계산하는 것인지 몰라서 잠시 눈치를 보았는데, 카운터에서 먼저 크기를 결정한 후 계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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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 또는 콘을 외친 후 원하는 젤라또를 선택하면 퍼주는 시스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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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라 욕심이 지나쳐 콘에 상당한 양의 젤라또를 주문했는데 먹는 요령이 없어서 그런지 금방 녹아내려 잡고 있던 손을 끈적하게 만들었습니다. 이후로는 먹기 쉽게 항상 컵을 선택했습니다. 지올리띠에의 유명한 수박맛 젤라또는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제 입맛에 맞지 않았지만 첫번째 젤라또라 그런지 맛보다는 분위기가 주는 희열이 컸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그때의 즐거운 기분이 생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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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라또를 맛보면서 길을 재촉해 대학생시절 로마를 찾았을때도 인상적이었던 판테온을 다시 찾았습니다. 로마의 신을 모시기 위해 건축된 판테온은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재건축되었는데 현재는 카톨릭 성당으로 사용되고 있고, 위대한 화가 라파엘로, 이탈라아를 통일한 빅토리오 임마누엘레 2세의 무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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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으로 되어있는 천장에는 9m 지름의 빈 공간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건축물에 대한 경이로움보다는 인류의 문화와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이 눈 앞에 누워있다는 사실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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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테온을 나와 찾은 곳은 카푸치노의 맛이 일품인 타짜도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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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지올리띠처럼 카운터에서 주문하고 커피를 내려 주시는 분에게 영수증을 보여드리면 됩니다. 카푸치노의 가격이 1.5유로로 굉장히 저렴합니다. 자리없이 서서 마셔야 했지만, 단언컨대 태어나서 마셔본 카푸치노 중에 최고였습니다. 글을 쓰면서 타짜도르의 카푸치노 한 잔이 절실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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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트레비 분수입니다. 정말 사람이 많더군요! 운이 좋아 생각보다 빨리 좋은 자리 잡고 동전 던지고 사진찍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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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조각도 알고 보면 더 재미가 있습니다. 이 분수의 물은 처녀의 샘에서 유래하는데, 로마의 한 처녀가 전쟁터에서 귀환한 목마른 병사들에게 이 처녀의 샘을 가리키고 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조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원래 이날에는 나보나 광장, 스페인 광장까지 돌아보는 것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팔라티노 언덕에서 너무 힘을 소진하는 바람에 일정을 단축하여 트레비 분수를 마지막으로 하루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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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피곤한 나머지 저녁은 숙소에서 CONAD에서 구입한 나코타 치즈와 샐러드, 맥주, 청포도로 해결했습니다. 기대만큼 청포도가 맛있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6편에서는 바티칸 투어를 다룰 예정입니다.

이탈리아 여행기 #1 로마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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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으로 9월 19일 낮 12시 50분 러시아 항공 SU251편을 타고 인천(ICN) 공항에서 출발하여, 로마 시간으로 9월 20일 밤 8시 50분 로마(FCO)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늦은 시간에 숙소까지 이동해야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숙소는 떼르미니역 근처의 “Moshi Moshi B&B”였는데, 늦은 밤 떼르미니역의 치안상태가 그리 훌륭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기차)를 타면 빠르고 편리하지만 티켓값이 14유로로 비싸서 일단 버스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공항을 나와 우측으로 끝까지 이동하니 버스 정류장이 보였습니다. 버스시간이 적혀 있는 전광판이 하나 있었는데 미리 알아보고 간 Terravision 버스(4유로)는 30분 이상 기다려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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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출발할 TAM 버스가 보이길래 5유로를 주고 탑승하였습니다. 버스 앞에서 직원에게 현금을 주고 티켓을 구입할 수 있으니 곧 출발할 버스를 골라서 타면 될 것 같습니다. 요금은 4~5유로로 비슷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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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승객이 많지 않았는데 출발할때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정도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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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니 로마 시내를 구경할 수 있어서 좋더군요. 늦은 밤이라 그런지 막힘없이 달려 40여분만에 떼르미니역에 도착했습니다.

떼르미니역에 내려보니 크게 위험해 보이진 않았습니다. 우선 근처 마켓에 들러 물을 사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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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도가 높아 보이는 과일들이 먼저 눈에 띄더군요.

물을 사서 드디어 Moshi Moshi B&B에 도착! 일본인 마키씨가 영어로 친절하게 로마 지도를 펼쳐놓고 버스, 지하철, 여행지 등을 안내해주었습니다. 3박 숙박비 305유로를 카드로, 도시세 12유로(2유로 * 2명 * 3박)를 현금으로 결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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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 아닌 B&B라서 고급스럽진 않았지만 깔끔했고, 무엇보다 떼르미니역 바로 앞에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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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는 공동 주방에 마련된 커피 머신, 토스트기, 전기밥솥, 전자렌지 등의 조리도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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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음식들(빵, 잼, 버터, 시리얼, 우유, 음료수, 요거트, …)을 활용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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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차려 먹었습니다. 공동 주방에선 일본인, 서양인을 만나 가벼운 아침인사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인 로마 여행기는 2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