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유

워낙 인기가 많은 책이라 도서관에서 오랫동안 예약할 기회만 엿보다가 회사동료에게 빌려 읽게 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한 곳에 머물러 살지 못했던, 어른이 되어서도 한 곳에 정착하기 보다는 짧은 주기의 여행 또는 긴 주기의 이주를 반복했던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진, 단순한 여행기라기 보다는 여행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다룬 책이라고 보아야 맞을 것 같다.

여행지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여행은 어쩌면 ‘아무것도 아닌 자’가 되기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사회적으로 나에게 부여된 정체성이 때로 감옥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아지면서, 여행은 내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를 잠시 잊어버리러 떠나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현명한 여행자의 태도는 키클롭스 이후의 오디세우스처럼 스스로를 낮추고 노바디로 움직이는 것이다. 여행의 신은 대접받기 원하는 자, 고향에서와 같은 지위를 누리고자 하는 자, 남의 것을 함부로 하는 자를 징벌하고, 스스로 낮추는 자, 환대에 감사하는 자를 돌본다.

여행에 대한 작가의 경험, 생각을 접하며 나에게 여행이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생각해보았다. 여행에서 대단한 깨달음을 얻은 적은 없었다. 일상을 벗어나서 그냥 쉬는 것, 일상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갇는 것, 여기까지가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여행을 하는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 되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것을 보고 경험할 수록 아이는 부쩍 성장함을 느낄 수 있다. 앞으로 우리가 함께 할 여행이 때로는 힘겨운 일상을 살아갈 때 잠시 떠올리면 힘이 될 추억을 남기고, 아이에겐 더 넓은 세상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하는 마중물이 되길 소망한다.

이탈리아 여행기 #5 지올리띠, 판테온, 타짜도르, 트레비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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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 광장에서 판테온으로 가는 길에 미네르바 광장에 잠시 들렀는데 너무나 신기한 광경을 보았습니다. 앉아 있는 남자가 한 손으로 나무봉을 이용해 또 다른 남자를 들고 있었는데 조금의 미동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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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테온 구경은 조금 미룬체 이탈리아 첫 젤라또의 맛을 보는 것을 목표로 로마 3대 젤라또 맛집 중 하나인 지올리띠에 들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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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계산하는 것인지 몰라서 잠시 눈치를 보았는데, 카운터에서 먼저 크기를 결정한 후 계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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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 또는 콘을 외친 후 원하는 젤라또를 선택하면 퍼주는 시스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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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라 욕심이 지나쳐 콘에 상당한 양의 젤라또를 주문했는데 먹는 요령이 없어서 그런지 금방 녹아내려 잡고 있던 손을 끈적하게 만들었습니다. 이후로는 먹기 쉽게 항상 컵을 선택했습니다. 지올리띠에의 유명한 수박맛 젤라또는 달콤한 것을 좋아하는 제 입맛에 맞지 않았지만 첫번째 젤라또라 그런지 맛보다는 분위기가 주는 희열이 컸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그때의 즐거운 기분이 생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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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라또를 맛보면서 길을 재촉해 대학생시절 로마를 찾았을때도 인상적이었던 판테온을 다시 찾았습니다. 로마의 신을 모시기 위해 건축된 판테온은 화재로 소실되었다가 재건축되었는데 현재는 카톨릭 성당으로 사용되고 있고, 위대한 화가 라파엘로, 이탈라아를 통일한 빅토리오 임마누엘레 2세의 무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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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으로 되어있는 천장에는 9m 지름의 빈 공간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건축물에 대한 경이로움보다는 인류의 문화와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이 눈 앞에 누워있다는 사실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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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테온을 나와 찾은 곳은 카푸치노의 맛이 일품인 타짜도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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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지올리띠처럼 카운터에서 주문하고 커피를 내려 주시는 분에게 영수증을 보여드리면 됩니다. 카푸치노의 가격이 1.5유로로 굉장히 저렴합니다. 자리없이 서서 마셔야 했지만, 단언컨대 태어나서 마셔본 카푸치노 중에 최고였습니다. 글을 쓰면서 타짜도르의 카푸치노 한 잔이 절실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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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트레비 분수입니다. 정말 사람이 많더군요! 운이 좋아 생각보다 빨리 좋은 자리 잡고 동전 던지고 사진찍고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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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조각도 알고 보면 더 재미가 있습니다. 이 분수의 물은 처녀의 샘에서 유래하는데, 로마의 한 처녀가 전쟁터에서 귀환한 목마른 병사들에게 이 처녀의 샘을 가리키고 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가 조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원래 이날에는 나보나 광장, 스페인 광장까지 돌아보는 것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팔라티노 언덕에서 너무 힘을 소진하는 바람에 일정을 단축하여 트레비 분수를 마지막으로 하루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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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피곤한 나머지 저녁은 숙소에서 CONAD에서 구입한 나코타 치즈와 샐러드, 맥주, 청포도로 해결했습니다. 기대만큼 청포도가 맛있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6편에서는 바티칸 투어를 다룰 예정입니다.

이탈리아 여행기 #1 로마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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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으로 9월 19일 낮 12시 50분 러시아 항공 SU251편을 타고 인천(ICN) 공항에서 출발하여, 로마 시간으로 9월 20일 밤 8시 50분 로마(FCO)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늦은 시간에 숙소까지 이동해야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숙소는 떼르미니역 근처의 “Moshi Moshi B&B”였는데, 늦은 밤 떼르미니역의 치안상태가 그리 훌륭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기차)를 타면 빠르고 편리하지만 티켓값이 14유로로 비싸서 일단 버스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공항을 나와 우측으로 끝까지 이동하니 버스 정류장이 보였습니다. 버스시간이 적혀 있는 전광판이 하나 있었는데 미리 알아보고 간 Terravision 버스(4유로)는 30분 이상 기다려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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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출발할 TAM 버스가 보이길래 5유로를 주고 탑승하였습니다. 버스 앞에서 직원에게 현금을 주고 티켓을 구입할 수 있으니 곧 출발할 버스를 골라서 타면 될 것 같습니다. 요금은 4~5유로로 비슷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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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승객이 많지 않았는데 출발할때는 빈자리를 찾기 힘들정도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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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니 로마 시내를 구경할 수 있어서 좋더군요. 늦은 밤이라 그런지 막힘없이 달려 40여분만에 떼르미니역에 도착했습니다.

떼르미니역에 내려보니 크게 위험해 보이진 않았습니다. 우선 근처 마켓에 들러 물을 사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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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도가 높아 보이는 과일들이 먼저 눈에 띄더군요.

물을 사서 드디어 Moshi Moshi B&B에 도착! 일본인 마키씨가 영어로 친절하게 로마 지도를 펼쳐놓고 버스, 지하철, 여행지 등을 안내해주었습니다. 3박 숙박비 305유로를 카드로, 도시세 12유로(2유로 * 2명 * 3박)를 현금으로 결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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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이 아닌 B&B라서 고급스럽진 않았지만 깔끔했고, 무엇보다 떼르미니역 바로 앞에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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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는 공동 주방에 마련된 커피 머신, 토스트기, 전기밥솥, 전자렌지 등의 조리도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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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음식들(빵, 잼, 버터, 시리얼, 우유, 음료수, 요거트, …)을 활용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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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차려 먹었습니다. 공동 주방에선 일본인, 서양인을 만나 가벼운 아침인사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본격적인 로마 여행기는 2편에서 이어집니다.

매력과 마력의 도시 로마 산책

여행은 아는만큼 보이는 것 같습니다. 2004년 겨울 친구와 둘이서 유럽여행을 떠났을때도 로마를 찾아 콜로세움, 팔라티노 언덕, 스페인 광장 등을 찾았지만 그저 멋지다는 생각밖에 없었고 사진 찍느라 바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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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는 로마로 향하는 비행기에서나마 “매력과 마력의 도시 로마 산책”이라는 책을 다 읽은 덕분에 조금 더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 로마의 유적지에 얽힌 역사를 이해하고 그 가치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습니다. 같은 곳을 찾아가도 느끼는 바가 확연히 다름을 이번 여행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책이 지루하지 않고 재밌습니다. 로마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꼭 읽어보시기를!

오다이바

일본 출장 기간 중, 일요일에는 오다이바에 다녀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난지도를 개발하여 하늘공원을 만든 것처럼 오다이바도 쓰레기 더미 위에 지어진 인공 섬이라고 하더군요. 오다이바로 넘어가는 모노레일, 후지 TV 건물, 실제 크기의 건담 로봇, 카이힌 해상공원, 레인보우 브릿지 등등 여러가지로 인상적인 장소였습니다. 한창 자동차에 관심이 많을때라 Mega Web에서 도요타 자동차를 타보고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카이힌 해상공원에서는 해변가에 앉아서 여유롭게 맥주 한잔하니 신선 놀음이 따로 없더군요. 돌아올때는 레인보우 브릿지를 걸어서 건넜는데… 아… 힘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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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 덮밥, 소바
모노레일을 타고 바라본 풍경
비너스 포트 입구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
프리우스 내부
렉서스
렉서스
뚜껑 열린 렉서스
비너스 포트 내부
비너스 포트 게임 시설
비너스 포트 카지노
후지 TV 건물
엄청 비싼 노다메 가방
후지 TV 건물 안쪽에서
유명한 콘돔 가게
몸으로 즐기는 머슬 파크
카이힌 해상공원 입구에서
카이힌 해상공원의 일몰
레인보우 브릿지
돈가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