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중고판매

휴직으로 시간이 생기면 하고 싶었던 일 중 하나는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 아이를 키우면서 살림살이가 점점 늘어나다보니 공간 문제도 있어서 물건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점점 커졌고, 최근에 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미니멀리즘’도 동기부여에 도움이 되었다.

지구환경을 위해서라도 불필요하게 물건을 새로 만들고 버리는 악순환을 멈추려면 서로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나누어 써야 할 것 같다.

최근에는 당근마켓을 통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은 물건들을 무료로 나눔하거나 판매하고 있다. 동네 사람과 믿고 거래하는 것이어서 대개는 물건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생략되어 좋다. 거래 이력과 평판이 관리되는 시스템이어서 서로 예의를 지키며 거래를 진행하는 분위기도 좋다.

미니멀리스트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워야 채울 수 있음을 알기에 정말 필요한 물건만 곁에 두는 삶의 양식을 추구하고 싶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내소사 템플스테이에서 읽은 책.

내소사에서 묵었던 방과 책의 내용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읽었다.

물건을 줄이는 것 자체는 결코 목적이 될 수 없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물건을 줄임으로써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저자의 경우 물건을 5%까지 줄인 덕분에 청소가 간단해져 수시로 청소를 하다보니 자신의 삶을 제대로 통제하고 있다는 자신감과 충만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그 작은 마음의 변화가 삶의 선순환을 이끌어 냈다. 거의 비어있다고 표현해도 무방할 아담하고 청결한 방에서 산뜻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저자를 상상해 본다.

물건을 늘리는 이유에 대한 분석이 흥미로웠다. 인간은 생존을 위한 메카니즘으로 새로운 자극에 민감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반면, 같은 자극에는 둔감하기 때문에 이미 소유한 물건에 대한 흥미와 만족감은 금세 익숙함으로 바뀌고 종국엔 싫증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미 보유하고 있는 물건에 만족하지 못하고 새로운 것, 더 좋은 것을 찾게 된다. 한편으로는 인간의 모든 행동은 타인으로부터 인정 받기위한 욕망이 기저에 깔려 있는데,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자신의 가치를 알리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것이다. 물건을 처음 가졌던 순간의 흥분과 지금의 느낌을 비교하면서, 그리고 집 책장에 놓은 수많은 책들을 떠올리며 저자의 분석에 공감했다.

미니멀리즘의 핵심은 중요하고 소중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서 그렇지 않은 것을 삶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그리고 물건을 줄이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불필요한 정보, 인간관계, 나쁜습관도 더 소중한 것을 위해서 줄여야할 대상이 될 수 있다.

물건을 줄이는 요령과 물건을 줄였을 때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설명한 책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삶의 자세를 돌아볼 수 있었다. 나에게 소중한 것은 무엇이고 여기에 집중하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버려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적어도 앞으로 물건을 늘리는 일은 없을 것 같다. 가진 것에 감사하고 소중한 것에 집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