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셀프세차

먼지와 눈과 염화칼슘으로 엉망이 되어 손잡이 마저 더러워진채로 타고다니다가 큰 맘먹고 셀프세차를 했다.

소중한 새차를 재주없는 손으로 셀프세차하는 것이 영 불안해서 지금까지 업체에 맡기곤 했는데, 내가 원하는 시간에 세차를 하기 어렵다는 점이 늘 불편했다. 게다가 잘 하는 업체는 비싸고, 저렴한 곳에 맡기자니 기스가 날 것 같고…

기스를 내더라도 내 손으로 내자는 심정으로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유워시 분당용인센터에 다녀왔다.

스노우폼과 캉가루 물왁스를 이용해 1시간 안에 끝냈는데, 결과물은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지) 매우 만족스러웠다.

별다른 노하우 없이 거침없이 했으니 알게 모르게 기스가 많이 났을 것이다. 그러나 차의 본질은 달리고 돌고 서는 것을 잘 하는 것.

아무튼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다.

크루즈를 보내며

2012년 나의 생일에 쉐보레 군산 출고장에서 처음 만나 약 75,000km를 달린 크루즈5 1.8 LTZ+를 곧 떠나보낼 예정이다. 내가 소유했던 두 번째 차로, 이 차를 타는 동안 결혼을 했고 몇 번의 캠핑을 다녀왔으므로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부족한 출력과 반응이 느린 미션은 아쉬웠지만 코너링, 고속주행안정성 등 전반적으로 기본기가 뛰어나 그동안 만족하며 재밌게 탔다. 6월부터 매일 타고 있는 320i,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타봤던 320d 대비 큰 아쉬움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성비가 정말 좋은 차다.

차를 구입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구글드라이브에 정리한 차계부를 인쇄하여 SK홈엔카에 전달했고, 덕분에 좋은 평가를 받고 시세보다 높은 견적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차를 구입할 누군가도 만족하며 즐겁게 타 주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국립세종도서관

최근 지친 심신을 달래고자 휴가를 내고 나홀로 여행 아닌 여행을 다녀왔다. 아직 1,000km도 주행하지 못한 320i의 길들이기도 겸해서.

가는 길은 거의 막히지 않았지만 교통량이 적은 것은 아니어서 시원하게 달릴 수는 없었다.

처음 방문한 세종시는 미완의 느낌이 강했다. 아직 한창 공사중이어서 그런지 시내에 덤프트럭이 많이 보였다.

오전 10시쯤 도착했는데 예상대로 도서관 주차장은 이미 만차였고, 도서관 대각선 방향의 텅빈 호수공원 3주차장 구석에 조심스럽게 주차를 했다.

도착하면 도서관 건물 사진을 멋지게 찍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왔는데, 하필 외벽공사를 하고 있었다.

매점에서 헛개수를 하나 사들고 차분히 인터넷에서 사진으로만 보았던 도서관의 이모저모를 직접 눈으로 둘러 보았다. 안타깝게도 명당이라는 노트북 열람석을 포함해서 빈 자리를 거의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다행히도 계단 사이에 위치한 책마루라는 공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딱딱한 나무 의자에 오래 앉아 있는 것이 곤욕이었으나 높은 천장과 탁 트인 시야가 마음에 들었다. 여기에 앉아서 머신러닝 강의를 듣고, 가져간 3권의 책을 번갈아 가며 읽었다.

점심은 4층 식당에서 4,000원짜리 식권을 구입해서 먹고, 도서관 맞은편 세종호수공원을 산책하려 했으나 너무 더워서 입구에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제대로 둘러본 것은 아니지만 집 앞 광교호수공원보다 많이 못한 느낌이었다.

돌아가는 길 차가 막힐까봐 걱정이 되기도 하고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오후 4시가 조금 넘었을 때 아쉬움을 뒤로하고 도서관에서 나왔다.

조금 더 일찍 출발할껄 하는 후회가 남을 정도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많이 막혔다. 가면서 벌어놓은 연비를 돌아오면서 다 까먹었다.

근처에 괜찮은 숙소가 있다면 며칠 휴가를 내고 도서관에 머물고 싶을 정도로 멋진 곳이었다. 독서 습관이 영 만들어지지 않아서 고민이 많은데, 6시간 정도 낯선 장소에서 오로지 책을 읽은 경험이 조금은 독서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블랙박스 설치 @ 모토파크

고민 끝에 상시녹화를 위해 보조배터리도 함께 설치했다.

  • 블랙박스: 아이나비 QXD950 mini
  • 보조배터리: 셀링크B

보조배터리를 포함해 2채널 블랙박스를 제대로 설치하는 것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인터넷에서 성지로 불리는 업체를 미리 예약하고 찾아갔다. 오전 근무를 포기하고 수원에서 영등포까지 막히는 길을 뚫고 1시간 반을 운전해 갔는데, 친절히 설명해 주시고 꼼꼼히 작업해 주셔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설치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전문가에게 맡기길 잘 했다는 생각을 했다. 하이패스 단말기도 조수석 다시방에 매립해 주시겠다고 했는데, 케이블을 가지고 가지 않아서 굉장히 아쉬웠다.

블랙박스 설치 후 상시로 녹화하도록 해놓으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 운전하는 것도 점점 익숙해지고 이제는 마음 편히 운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