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세차 구독 (feat. 갓차)

갓차라는 업체를 통해 월 외부 2회, 내부 1회 출장세차 서비스를 받게 되었다. 가격은 월 5.5만원.

세차를 1년에 한두 번 할 지언정 자동세차기를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아서 5년이 지났지만 광빨이 살아있다.

맞벌이로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세차를 다녀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미루고 미루다보면 반년이 훌쩍 지난다.

세차는 새벽 1시~2시 쯤 이루어진 것 같다. 세차 퀄리티는 꽤 마음에 들었다. 대충하는 디테일링 업체보다 나은 것 같다.

깨끗해진 차와 함께 한 출근길은 기분이 참 좋았다.

이렇게 돈으로 신경써야 할 일을 하나 줄였다. 더 중요한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자.

대장 내시경

어렸을 때 기대했던 것 두 가지,

  • 통일이 되어서 군대 안가기
  • 나노 로봇이 몸속을 돌아다니며 사진 찍기

군대는 전문연구요원으로 대신했는데, 내시경은 다른 방법이 없어 작년에 위 내시경에 도전했고, 올해는 대장 내시경에 도전했다.

위는 깨끗했지만, 대장에 3mm, 7mm 크기의 용종이 발견되어 대장용종절제술이 가능한 병원을 따로 찾아가야 했다.

장을 비우는 작업을 다시 하는 게 싫어서 당일 시술이 가능한 병원의 위치를 확인하고 전화를 돌렸다.

예약이 꽉 찬 병원이 많았는데, 다행히 아주대 삼거리에 위치한 장편한외과의원에서 오후 2시 예약을 잡고 시술을 받을 수 있었다.

간호사 분들, 의사 선생님 모두 밝고 친절하셔서 기분 좋게 걱정거리를 해결하고 돌아올 수 있었다.

하루에 수면 내시경 두 번 받고, 24시간 넘게 아무것도 못 먹어서 힘이 들었지만, 할 일을 해낸 것 같아서 뿌듯했다.

해보고 나니 별 거 아닌데, 하기 전엔 피하고 싶었다.

아이를 키우는 집의 가장으로서 가지는 책임감이 나를 움직였다.

리트코드 200문제 달성

올해 2월에 시작해서 11월에 200문제를 달성했다.

200문제 쯤 풀면 자신감이 생길까 싶었는데 전혀 아니다. 프리미엄 구독해서 솔루션에 있는 코드도 이해하려고 애썼는데, 이제 겨우 기초를 다진 수준 인 것 같다.

솔루션을 봐도 이해가 안되고 집중력이 흩어지고 졸음이 쏟아질 때면 자괴감이 몰려온다. 내 머리로는 안되는건가 절망스런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적 용기를 가지고 될 때까지 해보려고 한다.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그 문제를 소화하는 데 필요한 여러 요소 중 나에게 없는 것이 많기 때문이고, 부족한 것들을 하나씩 채워나가다 보면 언젠가는 원하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믿는다.

지금까지의 노력이 너무 하찮아서 지금은 절망할 자격이 없다.

격리해제

오늘 아침에 일어나면서 느꼈다.

‘이제 몸상태가 돌아왔구나. 격리해제일은 과학인건가?’

지적 활동이 가능해진 5일차부터는 주말, 공가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 일을 했다.

하기 싫은 문서 작업도 있었지만, 대체로 개발 업무를 했는데 즐거웠다.

몇시부터 몇시까지 월급을 받으니까 리더니까 어느정도는 해야한다는 의무감을 떠나서, 자유롭게 했다.

하고 싶은 만큼, 하고 싶은 시간에, 하고 싶은 일을.

즐거웠다.

언젠가 경제적 자유를 이뤄 오픈소스 커미터로 활동하게 되면 이런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겠구나 싶었다.

오늘은 재택근무를 하다가 점심시간에 분리수거를 하러 1주일 만에 밖에 나갔다.

날씨가 너무 좋았다.

저녁에는 크래프트 맥주를 사러 차를 몰고 펀더멘탈브루잉에 다녀왔다.

‘3시리즈는 정말 좋은차구나’ 감탄을 연발하며 신나게 달렸다.

다시 세상으로 나아가자.

코로나 5일차

2일차까진 증상이 없었다.

3, 4일차에는 발열, 오한, 두통, 몸살 등의 증상이 있었지만 아세트아미노펜 먹은 후에는 컨디션이 그럭저럭 괜찮았다.

5일차인 오늘은 체온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두통만 약간 남아 있는 상태. 쉬엄쉬엄 밀린 회사 일을 하고 있다.

명색이 코로나인데 인후통도 없고, 기침도 없다. 백신 수준으로 극소량에 감염된 게 아닌 가 싶다. 아니면 슈퍼 면역력을 가졌거나.

3, 4일차에는 거의 누워서 지내면서 그동안 여력이 없어서 못봤던 영화들을 원없이 봤다.

  • 강철비2: 정상회담
  • 백엔의 사랑
  • 그린 마일
  • 영웅본색
  • 화양연화
  •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
  • 라스트 미션

검증된 작품들 위주로 봐서 그런지 대부분 만족스러웠다. 특히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를 두 편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오늘 아침 컨디션은 어제와 다르지 않았지만, 어제처럼 누워만 있으면 좋아질 것 같지 않아서 책상에 앉았다. 의욕적으로 뭔가 하면 몸도 따라와 줄거라는 생각으로.

덕분에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몸이 많이 힘들 땐 무료함을 느낄 여유가 생길 때까지는 충분히 쉬는 게 필요할 것 같다. 그 다음 단계부터 몸을 끌고 가는 것은 정신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