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는 대로 해라

아이는 자기 전에 내 책상에 앉아서 연습장에 이것저것 쓰곤 한다.

연습장에 적힌 내용을 보면서 잘 자라고 있는 아이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 때가 많다.

회사놀이 할 때 내 역할은 콩책임이고, 풍선팡은 내가 풍선을 던져주면 아이가 쇼파에서 점프하면서 풍선을 치는 놀이를 뜻한다.

“콩책임, 마음 가는 대로 해라.”

“엄마 아빠 사랑이”

“풍선팡에 대한 생각. 풍선을 끝까지 보기. 아무리 어려워도 최선 다하기. 못해도 울지 않기.”

우리 가족 모두 마음 가는 대로, 다른 사람의 삶이 아닌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

팀장의 탄생

연말 조직개편에서 여러명의 팀장이 탄생했다. 그 중에 나는 없었다.

올해 말에 팀장 제의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미리 답변을 준비했다.

키워드는 “피자 두 판”.

리딩을 하더라도 피자 두 판으로 다 먹을 수 있는 규모까지만 커버하겠다는 것이다.

6~7명 정도가 될텐데, 그 정도가 코드 레벨에서 구성원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최대치라고 생각했다.

2019년 파트 규모가 13명이 되었을 때 나는 매니저 역할에만 충실해야 했다.

2007년 회사 생활을 시작한 이래 내 커리어에 나는 없었다.

나의 주요 목표는 주어진 역할, 주어진 미션에 충실함으로써 조직에서 인정받는 것이었다.

그렇게 오랜기간 꾸준히 노력한 덕분에 얻은 것들이 적지 않지만, 경력 15년 차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으로 승부를 보자고 결심한 다음에 돌아보니 지나온 길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15년 전에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라는 책을 읽었더라면 나의 커리어는 많이 달랐을 것이다.

최근엔 후배들에게 이 책을 권유하며 커리어에 대한 생각을 공유한다.

“1인 기업을 운영하고 있고, 1년 단위로 지금 다는 회사와 계약을 한다고 상상해보자. 계약 조건이 안맞으면 조건이 더 좋은곳으로 가자. 대신 계약을 맺었다면 최선을 다하자. 개인회사의 브랜딩과 성장을 위해서.”

팀장이 아닌 “시니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내년에는 흥미진진한 미션이 기다리고 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덕업일치”의 한 해를 보내게 될 것 같다.

그와 동시에 매력적인 개인회사가 되기 위한 노력도 지속할 생각이다.

리트코드 프리미엄 구독을 연장해야 할 것 같다. 영어도 꾸준히 공부할 방법을 찾아봐야할 것 같다.

겨울에 보낸 여름휴가 (feat. CKA)

작년 여름휴가MongoDB Developer Certification에 바쳤다면, 올해 여름휴가는 Certified Kubernetes Administrator에 바쳤다.

아침 일찍 우리집이 보이는 책상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쿠버네티스 공부를 시작했다.

쉬는 시간에는 도서관 3층에서 바로 이어지는 호수공원을 산책하면서 음악을 듣고,

휴게실에서 눈 구경하며 샌드위치도 먹었다.

3일차부터는 열람실에만 앉아 있는 게 지겨워서, 1시간 정도는 도서관 3층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공부를 이어 나갔다.

집에서 공부할 땐 쉬는 시간에 넷플릭스에서 <호날두>, <네이마르: 퍼펙트 카오스>를 15분씩 끊어 봤다.

어린이집 하원시간부터는 개인 시간을 정리하고 가정으로 돌아갔다.

잘하면 즐겁고 못하면 괴롭다.

일 할 때 즐겁고 싶어서, 놀고 싶고 쉬고 싶은 마음을 접고 CKA를 준비했고, 끝내 원하는 바를 얻었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기출문제가 거의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시험 합격만을 위해서 요령껏 공부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완전히 내것이 되도록 Notion에 정성스럽게 정리하면서 공부를 했고, 실제 시험보다 어려운 Killer Shell도 절반 이상 풀었다.

1주일 이상의 휴가를 써야만 단기간에 어떤 주제를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게 현재 나에게 주어진 환경이다.

아이가 공부할 나이가 되면 같이 공부할 생각이다. 아들과 같은 훈련을 소화했던 손흥민의 아버지처럼.

그때가 나의 전성기다.

에스토릴 블루

어린이집 등원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색이 너무 고와서 한 컷 남겼다.

BMW의 대표색은 블루인데, 수 많은 블루 중에서도 최고는 에스토릴 블루라고 생각한다.

궂은 날씨엔 남색에 가까워지고, 화창한 날씨엔 하늘색에 가까워지는 아주 매력적인 색이다.

에스토릴은 포르투칼 서부에 있는 휴양도시로 에스토릴 서킷이 위치하고 있다.

BMW는 서킷이 위치한 도시의 이름 가져와 블루 색상의 이름을 짓는다.

에스토릴 블루를 타고 여름 해변을 달려야 할 것 같은데, 현실은 겨울 도서관이다.

출장세차 구독 (feat. 갓차)

갓차라는 업체를 통해 월 외부 2회, 내부 1회 출장세차 서비스를 받게 되었다. 가격은 월 5.5만원.

세차를 1년에 한두 번 할 지언정 자동세차기를 한 번도 이용하지 않아서 5년이 지났지만 광빨이 살아있다.

맞벌이로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세차를 다녀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미루고 미루다보면 반년이 훌쩍 지난다.

세차는 새벽 1시~2시 쯤 이루어진 것 같다. 세차 퀄리티는 꽤 마음에 들었다. 대충하는 디테일링 업체보다 나은 것 같다.

깨끗해진 차와 함께 한 출근길은 기분이 참 좋았다.

이렇게 돈으로 신경써야 할 일을 하나 줄였다. 더 중요한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