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육아 일기

50개월 차에 접어든 아이는 이제 한글을 제법 잘 읽는다. 일상 생활에서 접하는 한글의 70~80%는 읽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함께 책을 보며 한글을 읽고, 쓰고 유아 학습지를 푸는 시간이 늘었다. 가르치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더 즐거워지고 있다.

욕심이 많고 만족지연을 할 줄 아는 아이는 커서 공부를 잘 하게 될 것 같다. 억지로 공부를 시킬 생각은 없지만, 공부를 잘 하면 뭐가 좋은지, 공부를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차근차근 알려주려 한다.

아이가 나의 이야기를 듣게 만드려면 내 삶이 내가 말하는 바와 일치해야 한다. 아이 눈에 아빠는 주말, 공휴일 아침마다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는 사람이다. 아빠가 공부하는 이유도 가끔 설명해준다. 아빠가 하는 일을 좀 더 멋지게 재밌게 하기 위해서라고.

아이가 만 4세가 되니 다시 내 삶을 다시 찾아갈 수 있는 여유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는 내 삶을 진지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육아의 한 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여우가 달을 사랑할 때

끝없는 코시국에 집에만 있기에는 너무 답답해서, 날씨도 조금 풀린 것 같아, 월요일에 휴가를 쓰고 글램핑을 다녀왔다.

장소는 가평에 위치한 여우가 달을 사랑할 때.

글램핑은 처음이었는데, 텐트의 탈을 쓴 저렴한 펜션의 느낌이었다.

날씨가 궂었지만,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다. 오랜만에 코구멍에 바람을 실컷 넣을 수 있어서 좋았다.

숯불에 구운 토마호크 스테이크와 양꼬치는 대성공. 모두에게 기억에 남을만한 만족스러운 BBQ 타임이었다.

아이도 이제 여행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 올해부터는 여행을 자주 다녀야겠다.

아이에게 엄마 아빠와 함께 했던 따뜻한 기억을 많이 남겨주고 싶다.

만족지연

‘자극과 반응사이에는 공간이 있다.’

카카오톡에 쓰는 나의 상태 메시지이자,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다.

자극과 반응사이에 공간이 클수록, 즉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을 추구하기 위해 본능을 극복할 용기가 있다면, 삶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을것으로 믿는다.

5살이 된 아이는 요즘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아끼고 싶어서.”

좋아하는 것, 맛있는 것을 누리는 즐거움을 아껴두고 싶다는 것이다.

‘따로 가르친 것도 아닌데 어디서 이런 걸 배웠을까?’

신기할 따름이다.

나는 안도했다. 아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도 아이도 자신의 삶에 만족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아빠 고마워

나를 빤히 쳐다보던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아빠 고마워.”

“뭐가?”

“서은이 돌봐줘서.”

아이 앞에서 눈물을 보일 뻔 했다.

레드시트

내 차에도 주니어 카시트를 설치했다. 아이가 선택한 색상이 마음에 든다. 기존의 360도 회전하는 유아용 카시트보다 공간을 적게 차지해서 좋다.

부쩍 커버린 아이가 넓고 쾌적하게 차를 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나에게는 기쁨이 된다.